음악과 시가 만날 때

브람스 첼로소나타 1번, 라흐마니노프 첼로소나타 : 고티에 카푸숑, 유자왕- 마음 한 철 : 박준

들꽃 호아저씨 2022. 5. 13. 10:20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1833 - 1897)

첼로소나타 1Cello Sonata No. 1 in E minor, Op. 38

I.Allegro non troppo

II.Allegretto quasi MenuettoI

II.Allegro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1873-1943)

첼로소나타Sonata for cello & piano in G minor, Op. 19 (1901)

I. Lento - Allegro moderato

II. Allegro scherzando

III. Andante

IV. Allegro mosso - Vivace

 

프레데리크 쇼팽Frédéric Chopin(1810-1849)

첼로소나타Sonata for Cello & Piano in G minor, Op. 65, CT. 204, written in 1845-1846.

 

고티에 카푸숑Gautier Capuçon 첼로

유자왕Yuja Wang 피아노

SPCF 2013

https://www.youtube.com/watch?v=v8HpzIqhvU8

 

고티에 카푸숑 Gautier Capuçon  첼로

 

 

마음 한 철 / 박준

미인은 통영에 가자마자

새로 머리를 했다

귀밑을 타고 내려온 머리가

미인의 입술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오랜만에 동백을 보았고

미인은 처음 동백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여기서 한 일 년 살다 갈까?'

절벽에서 바다를 보던 미인의 말을

나는 '여기가 동양의 나폴리네' 하는

싱거운 말로 받아냈다

불어오는 바람이

미인의 맑은 눈을 시리게 했다

통영의 절벽은

산의 영정(影幀)과

많이 닮아 있었다

미인이 절벽 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가며

내 손을 꼭 잡았고

나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미인의 손을 꼭 잡았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문학동네,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