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 이자벨 파우스트, 안네 소피 무터 -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 : 고정희

들꽃 호아저씨 2022. 5. 21. 05:07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1. Allegro ma non troppo

2. Larghetto

3. Rondo - Allegro

 

베를린필Berliner Philharmoniker

이자벨 파우스트Isabelle Faust 바이올린

베르나르트 하이딩크Bernard Haitink

The concert was held in the Festspielhaus Baden Baden in 2015 as part of the city’s Easter Festival.

https://www.youtube.com/watch?v=_YFimrtCnUw

 

이자벨 파우스트Isabelle Faust  바이올린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D-Dur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교향곡 5Symphonie Nr. 5 c-Moll

I. Allegro con brio

II.Andante con moto

III. Scherzo. Allegro

IV.Finale. Allegro

 

바이에른방송심포니오케스트라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뮌헨필Münchner Philharmoniker

바이에른국립관현악단Bayerisches Staatsorchester

안네 소피 무터Anne-Sophie Mutter 바이올린

라하브 샤니Lahav Shani

https://www.br-klassik.de/concert/ausstrahlung-2804132.html

 

Benefizkonzert für die Ukraine: Anne-Sophie Mutter und Münchner Orchester | BR-Klassik

Benefizkonzert für die Ukraine Anne-Sophie Mutter spielte mit Münchner Orchestern Aus Solidarität mit den ukrainischen Opfern und Leidtragenden aus dem völkerrechtswidrigen russischen Angriff auf die Ukraine gaben Anne-Sophie Mutter, die Münchner Phil

www.br-klassik.de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 / 고정희

-지기의 노래

 

새벽에 깨어 있는자, 그 누군가는

듣고 있다 창틀 밑을 지나는 북서풍이나

대중의 혼이 걸린 백화점 유리창

모두들 따뜻한 자정의 적막 속에서도

손이라도 비어 있는 잡것들을 위하여

눈물 같은 즙을 내며 술틀을 밟는 소리

들끓는 동해바다 그 너머

분홍 살 간지르는 봄바람 속에서

실실한 씨앗들이 말라가고 있을 때

노기 찬 태풍들 몰려와

산 준령 뿌리 다 뽑히고 뽑힐 때

시퍼런 눈깔 같은 포도알 이죽이며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 사람아,

속이라도 비어있는 빈 병들을 위하여

혼이라도 비어있는 바보들을 위하여

눈 귀 비어 있는 저희들을 위하여

빈 바람 웅웅대는 민둥산을 위하여

언 강 하나 끌고 가는 순례자 위하여

아픈 심지 돋우며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 사람아,

갈 곳이 술집 뿐인 석탄불을 위하여

떠날 이 없는 오두막을 위하여

치졸들 와글대는 사랑채를 위하여

활자만 줍고 있는 인쇄공을 위하여

이리저리 떠밀리는 장바닥을 위하여

가야금 하나가 절정을 타고

한 줄의 시가 버림을 당할 때

둔갑을 꿈꾸는 안개 속에서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 사람아,

잠든 메시아의 봉창이 닫기고

대지는 흰 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작은 길 하나까지 묻어버릴 때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 사람아,

그의 흰 주의(周衣)는 분노보다 진한

주홍으로 물들고 춤추는 발바닥 포도 향기는

떠서 여기저기 푸른 하늘

갈잎 위에 나부끼는 소리 누군가는

듣고 있구나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고정희, 문학동네,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