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내딛다`의 바른말 `내디디다`
"풀이 무성한 곳을 딛을 때는 발이 구덩이에 빠질 것 같아 긴장되었다"거나 "그녀는 슬며시 발판에 발을 딛었다" 따위는 흔히 쓰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들 문장의 `딛을`이나 `딛었다`는 바른 표기가 아니다. 표준어규정 제16항은 "준말과 본말이 다 같이 널리 쓰이면서 준말의 효용이 뚜렷이 인정되는 것은 두 가지를 모두 표준어로 삼는다"고 규정하면서도 비고란에 "모음어미가 연결될 때에는 준말의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즉 `딛다`는 `디디다`의 준말로 표준어이기는 하나, `딛다`를 활용할 때 `딛어` `딛었다` `딛을` 등처럼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붙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는 `가지다`의 준말 `갖다`를 `갖아(→가져)` `갖았다(→가졌다)` `갖을(→가질)`로 활용하지 못함과 똑같다.
물론 `갖고` `갖되` `갖자`처럼 `딛고` `딛되` `딛자` 등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는 얼마든지 올 수 있다.
2003/12/14 굿데이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내딛다, 내디디다
'내디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밖이나 앞쪽으로 발을 옮겨 현재의 위치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다. 무엇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범위 안에 처음 들어서다'로 풀이돼 있습니다.
'내디디다'는 흔히 '내딛다'란 준말로 쓰입니다. 그런데 '내디디다'는 활용형에 제약이 없지만 '내딛다'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만 함께 쓰일 수 있습니다. 즉 '내디디~'일 때는 뒤에 '고, 나, 으면, 어서' 등 어떤 어미가 와도 상관이 없지만 '내딛~' 뒤에는 '으면, ㅡ어서' 등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는 올 수 없고 '고, 는, 지만' 등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만 올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뒤에 어미 '으면, 어서'가 올 때는 '내딛으면, 내딛어서'로 써서는 안 되고, '내디디면, 내디뎌서'로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국립국어원도 "'내딛다'의 어간 '내딛~'은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만 결합할 수 있습니다. '내딛다'의 본말인 '내디디다'의 어간 '내디디~'는 어떤 어미와도 결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디디면'은 맞고 '내딛으면'은 틀립니다."라고 밝혀 놓았습니다.
이번엔 실제 기사에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성도이엔지는 1987년 반도체 클린룸 설계 및 설치 등 반도체 관련 장비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법인으로 업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 문장에는 준말인 '내딛다'가 '내딛었다'로 활용돼 있습니다. 그러니 앞에서 설명한 대로 '내디뎠다'로 바꿔 써야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6/09/19 머니투데이
디디다’의 준말인 ‘딛다’의 어간 ‘딛-’에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만 결합할 수 있습니다. 즉 ‘딛고, 딛는’ 등은 가능하지만 ‘딛어, 딛었다, 딛으면’ 등은 잘못입니다. 어미가 모음으로 시작하는 경우에는 ‘디디다’의 어간인 ‘디디-’와만 결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디디어(디뎌), 디디었다(디뎠다), 디디면’ 등과 같이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딛어’는 틀리고 ‘디뎌’가 맞습니다. (예) 풀이 무성한 곳을 디딜 때에는 발이 구덩이에 빠질 것 같아 긴장되었다.∥그녀는 슬며시 발판에 발을 디뎠다.
'딛다'는 '디디다'의 준말입니다 .따라서 '디디고, 디디지'는 '딛고, 딛지'로 줄여 쓸 수 있습니다.'디디다'에 어미 '-ㄹ까'를 결합하면 '디딜까'가 됩니다.'*딛을까'는 '딛다'에 어미 '-을까'를 결합한 형태인데, 준말은 모음 어미와는 결합하지 않으므로 이와 같은 활용형은 바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디딜까, 디딜까 봐'로 씀이 바릅니다.
딛다'는 '디디다'의 준말로, 모음 어미와 결합할 때는 원말의 활용형을 써야 합니다. '내딛다'도 마찬가지입니다. '디디다'와 '내디디다'는 어떤 어미와도 결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딛어'는 틀린 표현이고, '디뎌'가 바른 표현입니다.
딪다(x) -> 딛다(o)
아무리 좋게 시설을 해 놓아도 며칠 안가 더러워져 발도 못딛게 되는 일이 많다[국민일보 99.6.3]
노래축제 감독 딸 "유리"가 온갖 어려움을 딛고 열심히 연습해 노래대회에 출전한다는 줄거리다[조선일보 99.6.3]
공연장은 발 딪일(->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장애인들이 어려움을 딪고(->딛고) 사회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사회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딛다「동사」
【…을】
「1」 【…에 …을】 ‘디디다’의 준말.
땅을 딛다.
언 땅을 딛다가 발을 접질렸다.
풀린 땅바닥은 우단 방석을 딛는 것처럼 물씬물씬하다.≪심훈, 상록수≫
그는 버스에서 내려 고향 땅에 발을 딛는 감회가 새로웠다.
「2」 ‘디디다’의 준말.
「3」 ‘디디다’의 준말.
좌절을 딛고 성공하다.
디디다 「동사」
「준말」딛다
【…을】
「1」 【…에 …을】 발을 올려놓고 서거나 발로 내리누르다.
가볍게 계단을 디뎌도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풀이 무성한 곳을 디딜 때에는 발이 구덩이에 빠질 것 같아 긴장되었다.
그녀는 슬며시 발판에 발을 디뎠다.
아이는 한쪽 발만 땅에 디디고 서 있었다.
「2」 누룩이나 메주 따위의 반죽을 보자기에 싸서 발로 밟아 덩어리를 짓다.
그 많은 밀기울로는 죄다 누룩을 디뎌 천장 속에 감춰 두기도 했다.≪이문구, 장한몽≫
「3」 어려운 상황 따위를 이겨 내다.
좌절을 디디고 일어서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떠한 역경과 고난도 디디고 넘어서서, 자연히 목숨이 걷히는 날까지 견뎌 나가야 마땅한 것이다.≪하근찬, 야호≫
그는 참담한 심정을 디디고 다시 일어서면서 구겨진 완장의 권위를 되찾을 방도를 곰곰 연구해 보았다.≪윤흥길, 완장≫
내-디디다 「동사」
「준말」내딛다
【…을】
「1」 밖이나 앞쪽으로 발을 옮겨 현재의 위치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몸이 굳어 한 발자국도 내디디지 못했다.
사방이 함정이라 잘못 내디디면 큰일 난다.
피곤하여 그만 멈추고 싶었지만, 기다리는 가족을 생각하고는 다시 걸음을 내디뎠다.
질만은 절망처럼 암담한 어둠 속으로 아무렇게나 발을 내디디고 있었다.≪한승원, 해일≫
「2」 무엇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범위 안에 처음 들어서다.
민주화의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다.
대학 졸업반 학생들은 곧 사회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딜 예비 직장인들이다.
학계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정가로 발을 내디디는 경향이 있다.
이튿날 우리는 평생의 사업을 성취하기 위한 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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