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여기서 장사를 하면 안됩니다!” 지하철 환승 통로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 어떻게 해석해야 옳을까? - ‘안되다’와 ‘안 되다’

들꽃 호아저씨 2022. 6. 14. 17:51

 

 

[우리말 바루기] ‘안되다안 되다구분하기

 

여기서 장사를 하면 안됩니다!” 지하철 환승 통로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 어떻게 해석해야 옳을까?

 

맥락상 경고로 받아들이겠지만 문구 그대로 판단하면 그 장소에선 물건 판매가 잘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친절한 안내문이 아니라 주의의 의미를 담고 싶다면 여기서 장사를 하면 안 됩니다!”로 표기해야 바르다. 띄어쓰기 하나로 혼잡한 통로에서 허가 없이 물건을 팔지 말라는 경고문이 된다.

 

동사 안되다는 일, 현상, 물건 따위가 좋게 이루어지지 않다는 뜻이다. ‘잘되다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 요즘 장사가 안되네요는 장사가 썩 잘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상고온현상과 잦은 가뭄 탓에 마늘 농사가 잘 안돼 걱정입니다도 날씨의 영향으로 작황이 나빠진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다.

 

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하다, 일정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다고 할 때도 안되다를 사용한다. 형용사 안되다도 있다. 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 근심이나 병으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는 의미다. “그 사람 참 안됐어” “안색이 안돼 보이는구나처럼 쓰인다.

 

안 되다되다의 부정형으로 이해하면 쉽다.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소화가 안 돼라고 하면 소화가 어느 정도 되거나 잘되는 게 아니라 아예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가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도 마찬가지다. 그의 언행을 전혀 납득할 수 없음을 이른다. “포장을 뜯으면 환불이 되지 않는다와 같은 뜻의 문장을 만들려면 포장을 뜯으면 환불이 안 된다로 띄어 써야 한다.

 

이은희 기자http:// lee.eunhee@jtbc.co.kr

 

 

 

-되다1 동사

 

1, 현상, 물건 따위가 좋게 이루어지지 않다.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과일 농사가 안돼 큰일이다.

공부가 안돼서 잠깐 쉬고 있다.

반대말잘되다

 

2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하다.

 

자식이 안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반대말잘되다

 

3일정한 수준이나 정도에 이르지 못하다.

 

이번 시험에서 우리 중 안되어도 세 명은 합격할 것 같다.

반대말잘되다

 

 

관용구/속담

 

속담 : 안되는 놈은 두부에도 뼈라

늘 일이 잘 안되던 사람이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났건만, 그 일마저 역시 잘 안됨을 이르는 말. =계란에도 뼈가 있다.

 

속담 : 안되는 사람은 자빠져도[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

운수가 나쁜 사람은 보통 사람에게는 생기지도 않는 나쁜 일까지 생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속담 : 안되면 조상[산소]

일이 안될 때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태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

 

 

 

-되다2 형용사

 

1」 【…】【-기가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

 

그것참, 안됐군.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고생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안됐다.

혼자 보내기가 안돼서 역까지 배웅했다.

 

2」 【…근심이나 병 따위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

 

몸살을 앓더니 얼굴이 많이 안됐구나.

안색이 안돼 보여서 보약을 지어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