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 아빠, 호아저씨가 세상을 떠났다. 은수가 떠난 지 5년이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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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는 내 초등학교 동창으로 7년을 함께 자랐다. 은수는 나에게 기억 저편 묻어 둔 초등학교 동창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아이가 나를 어떻게 기억했을지는 모르겠다. 초·중학교에서의 일들을 평생 잊지 못해 떠났다니 원망과 증오 그 어디지 않을까 예상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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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가 떠난 후 호아저씨는 창고 사무실에 자신을 감금했다. 은수와 은수 엄마를 추모하고자 운영하는 블로그만이 유일한 소통 창구였다. “호아저씨, 다녀가요.”라는 댓글에는 조금씩 다른 아저씨의 답장이 달렸다. 매번 같은 말만 남기는 게 민망해 괜히 날씨 이야기, 학교 이야기 등을 남기면 아저씨 역시 조금 다른 답장을 남겨주셨다. 더 다양한 말을 건네 볼 걸 뒤늦게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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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호아저씨를 만나 앞으로 더 자주 오겠다는 말을 건넸지만 그게 마지막이 됐다. 다시 보니 이제야 최근 들어서 “보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하신 것이 보인다. 명절과 휴일을 유독 외로워하시던 분이었는데. 추석에 찾아뵙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 죄스러움과 부채감을 언어로 정리할 자신이 없어 편지 한 번 전하지 못한 것 역시 후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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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저씨는 누군가를 원망하지 못하고 본인을 탓하는 사람이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항상 아저씨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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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말과 행동으로, 혹은 침묵으로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며 살았다. 은수네의 비극을 비롯해 증오를 마주하기 무서워서, 사과를 건네는 것 역시 가해일까 묻어둔 많은 일들이 있다. 이 글 역시 누군가에게 마주하기 힘든 이야기일 수 있기에 망설였다. 하지만 조용히 구석에서 하는 추모와 애도에 지쳤을 호아저씨를 위해. 비록 정리되지 못한 말들일지라도 올려본다. 부디 그곳에서 세 가족 모두 평안하길.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1678-1741)
‘사계’Four Seasons (Quattro Stagioni)
루카 술릭Luka Šulić(첼로 편곡) playing his own arrangement for cello of The Four Seasons by Antonio Vivaldi.
Spring (Allegro - Largo - Allegro)
Summer (Allegro non molto - Adagio Presto - Presto)
Autumn (Allegro - Adagio - Allegro)
Winter (Allegro - Largo - Allegro)
트리에스테의 "주세페 베르디"오페라 극장 재단 오케스트라Orchestra della Fondazione Teatro Lirico "Giuseppe Verdi" di Trieste
루카 술릭Luka Šulić 첼로
트리에스테의 "주세페 베르디"오페라 극장 라이브Live in Trieste, Teatro Lirico "Giuseppe Verdi"
https://www.youtube.com/watch?v=mTEFOa0hwz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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