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거(山居) 2 / 김남극
- 싸락눈
밤새 누군가에게 아무 말이나 하고 싶었다
억울하다든가 슬프다든가 아니면 누군가가 그립다는 말
또 밤새 누군가가 보고도 싶었다
사랑했던 이든 지나며 눈길을 건넸던 사소한 이든 상관없었다
밤새 말과 얼굴이 시간을 꽉 채웠다
아침이 왔다
마당에 싸락눈이 조금 쌓였다
몇 발자국 걸으니 싸락싸락 내게 말을 건넨다
발밑에서 말을 건네는 눈송이들은 지난밤
그리움이었을 것이다 간절함이었을 것이다
지상에 닿은 저 눈송이들은 지난밤 불면의 심사들이다
다들 말 못 하는 심사를 이렇게
발밑에서 싸락싸락 소리로 대신하는 것이다
-<너무 멀리 왔다>(김남극 실천문학사, 2016)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사계’The Seasons, Op. 37a (Royal Concertgebouw, 2015)
'January' 불가에서(By the Hearth) Moderato semplice, ma espressivo
'February' 사육제(The Carnival) Allegro giusto
'March' 종달새의 노래(Song of the Lark) Andantino espressivo
'April' 눈송이(Snowdrop) Allegretto con moto e un poco
'May' 백야(White Nights) Andantion
'June' 뱃노래(Barcarolle) Andante cantabile
'July' 수확의 노래(Reaper's Song) Allegro moderato con moto
'August' 추수(The Harvest) Allegro vivace
'September' 사냥(The Hunt) Allegro non troppo
'October' 가을의 노래(Autumn Song) Andante doloroso e molto cantabile
'November' 삼두마차(On the Troika) Allegro moderato
'December' 크리스마스(Christmas) Tempo di Valse
데니스 마추예프Denis Matsuev 피아노
Denis Matsuev, a virtuoso in the grandest of Russian pianistic tradition, gave this remarkable recital
Live from the Royal Concertgebouw, Amsterdam,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lFgkZjFp8q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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