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홀로 걷는 달 / 천양희
헤맨다고 다 방황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며
미아리를 미아처럼 걸었다
기척도 없이 오는 눈발을
빛인 듯 받으며 소리없이 걸었다
무엇에 대해 말하고 싶었으나
말할 수 없어 말없이 걸었다
길이 너무 미끄러워
그래도 낭떠러지는 아니야, 중얼거리며 걸었다
열리면 닫기 어려운 것이
고생문이란 걸 모르고 산 어미같이 걸었다
사람이 괴로운 건 관계 때문이란 말 생각나
지나가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며 걸었다
불가능한 것 기대한 게 잘못이었나 후회하다
서쪽을 오래 바라보며 걸었다
오늘 내 발자국은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된다는 말 곱씹으며 걸었다
나의 진짜 주소는
집이 아니라 길인가?
길에게 물으며 홀로 걸었다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천양희, 창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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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in D-Dur, Op. 61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imitri Chostakovitch(1906-1975)
교향곡15번Symphonie Nr. 15 A-Dur, op. 141
I. Allegretto
II. Adagio–Largo
III. Allegretto
IV. Adagio–Allegrett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길 샤함Gil Shaham 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Vladimir Jurowski
January 21, 2022. Tchaikovsky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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