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김사이
사월이면 텅 빈 놀이터에
연둣빛 풀씨 하나 살짝 물어다 놓고 날아간
바람의 날개를 기억하는 눈이 있어
아이는 한발짝 한발짝 어른이 되어가지
색이 다르고 성이 다른 것을 차이라 말하고 차별하지 않는
고운 네가
내 죽음을 네 죽음처럼 보살피는 사랑이지
절망으로도 살아야 하는 이유이지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김사이, 창비, 2018)
절망으로도 살아야 하는 이유
살아야 합니다.
산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공존입니다.
산다는 것은 죽어가는 것과 동일합니다.
나와 당신이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지금도 흐르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이 시간은
어떤 이가 그토록 간절히 바랬던 삶의 수레바퀴입니다.
내가 함부로 방종할 시간이 아닙니다.
귀하게 삶으로 충실히 채워야 할 시간입니다.
의지를, 삶의 의지를 불어 넣어 봅니다.
나와 당신이 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합니다.
우리는 별의 자식, 별의 일부라고 하지요.
먼지보다 더 미약한 존재라 생각하지만,
나와 당신이라는 존재를 만들기 위해
우주는 138억 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참으로 귀하디 귀한 존재입니다.
소중한 삶입니다.
내 존재가 그렇습니다.
당신의 존재가 그렇습니다.
나를 사랑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와 당신이 온 그곳,
별로 돌아가기까지
온 마음으로 껴안고 사랑하겠습니다.
그렇게 살아야겠습니다.
걸어서 별에 갈 때까지.
2021.04.28. 09:25
2024.04.28. 13:30 시간을 입은 바람은 그저 떠도는 바람이 되어 민들레 홀씨를 날릴 뿐이지.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1824~1896)
교향곡 4번 ‘낭만’Symfonia nr 4 "Romantyczna"/Symphony No. 4 in E-flat major (WAB 104) Romantic
I. Bewegt, nicht zu schnell
II. Andante, quasi allegretto
III. Scherzo. Bewegt
IV. Finale: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바르샤바필하모닉오케스트라Warsaw Philharmonic Orchestra-Orkiestra Filharmonii Narodowej
야첵 카스프치크Jacek Kaspszyk
recorded at Warsaw Philharmonic Concert Hall in Warsaw. Poland, February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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