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 길 샤함,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들꽃 호아저씨 2024. 8. 17. 20:42

 

 

걸음을 멈추고 / 나희덕

그 나무를

오늘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어제의 내가 삭정이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아

이십 년 후의 내가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것 같아

한쪽이 베어져나간 나무 앞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덩굴손이 자라고 있는 것인지요

내가 아니면서 나의 일부인,

내 의지와는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자라나

나를 온통 휘감았던 덩굴손에게 낫을 대던 날,

그해 여름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을 용서한 것은

나를 용서하기 위해서였는지 모릅니다

덩굴자락에 휘감긴 한쪽 가지를 쳐내고도

살아있는 저 나무를 보세요

무엇이든 쳐내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던

그해 여름, 그러나 이렇게 걸음을 멈추는 것은

잘려나간 가지가 아파오기 때문일까요

사라진 가지에 순간 꽃이 피어나기 때문일까요

- 『사라진 손바닥』(나희덕, 문학과지성사, 2004)

 

 
 

 

 


로그인만 하면 그냥 볼 수 있습니다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in D-Dur, Op. 61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imitri Chostakovitch(1906-1975)

교향곡15Symphonie Nr. 15 A-Dur, op. 141

I. Allegretto

II. AdagioLargo

III. Allegretto

IV. AdagioAllegrett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길 샤함Gil Shaham 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Vladimir Jurowski

January 21, 2022. Tchaikovsky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1-21/

 

Госоркестр России имени Е. Ф. Светланова, Владимир Юровский, Гил Шахам

Госоркестр России имени Е. Ф. Светланова, Владимир Юровский, Гил Шахам

meloman.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