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름 / 이기철
어떤 이름을 부르면 마음속에 등불 켜진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나지막하고 따뜻해서 그만 거기 주저앉고 싶어진다 애린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이름을 부르면 가슴이 저며온다 흰 종이 위에 노랑나비를 앉히고 맨발로 그를 찾아간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는 없다 연모란 그런 것이다.
풀이라 부르면 풀물이, 불이라 부르면 불꽃이, 물이라 부르면 물결이 이는 이름이 있다 부르면 옷소매가 젖는 이름이 있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이름을 부르면 별이 뜨고 어떤 이름을 부르면 풀밭 위를 바람이 지나고 은장도 같은 초저녁 별이 뜬다 그리움이란 그런 것이다.
부를 이름 있어, 가슴으로만 부를 이름 있어 우리의 하루는 풀잎처럼 살아 있다
- 시집 『꽃들의 화장 시간』 (서정시학. 2014)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사계’The Seasons, Op. 37a (Royal Concertgebouw, 2015)
'January' 불가에서(By the Hearth) Moderato semplice, ma espressivo
'February' 사육제(The Carnival) Allegro giusto
'March' 종달새의 노래(Song of the Lark) Andantino espressivo
'April' 눈송이(Snowdrop) Allegretto con moto e un poco
'May' 백야(White Nights) Andantion
'June' 뱃노래(Barcarolle) Andante cantabile
'July' 수확의 노래(Reaper's Song) Allegro moderato con moto
'August' 추수(The Harvest) Allegro vivace
'September' 사냥(The Hunt) Allegro non troppo
'October' 가을의 노래(Autumn Song) Andante doloroso e molto cantabile
'November' 삼두마차(On the Troika) Allegro moderato
'December' 크리스마스(Christmas) Tempo di Valse
데니스 마추예프Denis Matsuev 피아노
Denis Matsuev, a virtuoso in the grandest of Russian pianistic tradition, gave this remarkable recital
Live from the Royal Concertgebouw, Amsterdam,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lFgkZjFp8qo
'음악과 시가 만날 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 그리고리 소콜로프 - 그런 사람을 어떻게 얻지? : 임보 (2) | 2024.08.28 |
---|---|
차이콥스키 ‘사계’ : 데니스 마추예프 - 늘, 혹은 : 조병화 (2) | 2024.08.24 |
슈만 푸가 넷, 분테 블레터(다채로운 소곡), 쇼팽 폴로네이즈 넷 : 그리고리 소콜로프 - 산수국 : 허형만 (0) | 2024.08.19 |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 길 샤함,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1) | 2024.08.17 |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2번 : 그리고리 소콜로프 - 難讀의 시간 : 김은숙 (0) | 2024.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