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더블 베이스 버전) : 도미니크 바그너, 아우렐리아 비소반 - 하늘 마당 : 나호열

들꽃 호아저씨 2024. 9. 8. 23:50

 

하늘 마당 / 나호열

 

하늘을 구름이 쓸고 닦는다

한 구름이 지나가면

다른 구름이

아무도 가지 않은

아무도 가지 못한

무량한 하늘마당을쟁기질한다

 

이윽고 가을 하늘은푸르고 깊어져서

어느 사람은 몇 필씩 끊어내어

가슴 속에 향낭을 만들고

긴 편지를 쓰기도 한다

 

나는 안다

저 하늘마당에 밤이 오면

고이 뿌린 그 누군가의 눈물이

별로 돋아 오르는 것을

한 뜸 두 뜸 모이고 모여

빛나는 화관을 비단 손길로 고이 얹어주는 것을

 

《안부》(나호열, 밥북, 2021, 34~35쪽)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1797-1828)

아르페지오네 소나타Sonata in a-minor for arpeggione and piano

 

도미니크 바그너Dominik Wagner 더블 베이스(double bass) and 아우렐리아 비소반Aurelia Visovan 피아노(piano) play Franz Schubert's sonata in a-minor for arpeggione and piano, 더블 베이스 편곡arranged for double bass and piano.

Recording session: April 2019 at the Mozartsaal of the Wiener Konzerthaus

https://www.youtube.com/watch?v=0gbh3cwlqw8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1797-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