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브루크너 교향곡 9번 : 이반 피셔 - 삶 : 김용택

들꽃 호아저씨 2024. 9. 25. 18:35

 

 



삶 / 김용택

 

매미가 운다.

움직이면 덥다.

새벽이면 닭도 운다.

하루가 긴 날이 있고

짧은 날이 있다.

사는 것이 잠깐이다.

사는 일들이 헛짓이다 생각하면,

사는 일들이 하나하나 손꼽아 재미있다.

상처받지 않은 슬픈 영혼들도 있다 하니,

생이 한번뿐인 게 얼마나 다행인가.

숲 속에 웬일이냐, 개망초꽃이다.

때로 너를 생각하는 일이

하루종일이다.

내 곁에 앉은

주름진 네 손을 잡고

한 세월 눈감았으면 하는 생각,

너 아니면 내 삶이 무엇으로 괴롭고

또 무슨 낙이 있을까.

매미가 우는 여름날

새벽이다.

삶에 여한을 두지 않기로 한,

맑은

새벽에도 움직이면 덥다.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김용택, 위즈덤하우스, 2015)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1824~1896)

교향곡 9Sinfonie Nr. 9 d-Moll, WAB 109

I. Feierlich, misterioso

II. Scherzo. Bewegt, lebhaft - Trio. Schnell - Scherzo

III. Adagio. Langsam, feierlich

 

부다페스트페스티벌오케스트라Budapest Festival Orchestra

이반 피셔Iván Fischer

https://www.youtube.com/watch?v=a2fvnPo4Uio

이반 피셔Iván Fis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