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 길 샤함,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 가을 안부 : 이종형

들꽃 호아저씨 2024. 9. 23. 18:32

 

 

가을 안부 / 이종형

비가 내려 며칠 동안 씻지 않은 얼굴이 말끔해졌다

길게 자란 수염을 자르고 싶지만 조금 더 게을러져도 좋은 계절이다

하늘도 바람도 모두 투명해지는 시간

시작만 해놓고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덮어놓은

연애소설의 중간쯤이나 될까

지난 여름의 화염을

조금만 더 그리워해도 좋은 계절이다,라고 생각한다

후드득 떨어지는 것들에는 눈길을 주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몇 점 눈송이가 데리고 올 겨울을 떠올리며

첫눈 온다고 주고받을 안부를 미리 연습한다

미안하다 그대를 잊어서

미안하다 그대를 잊지 못해서

애써 밑줄을 긋지 않아도 평생 기억하는 문장이 있다

-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이종형, 삶창,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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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in D-Dur, Op. 61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imitri Chostakovitch(1906-1975)

교향곡15Symphonie Nr. 15 A-Dur, op. 141

I. Allegretto

II. AdagioLargo

III. Allegretto

IV. AdagioAllegrett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길 샤함Gil Shaham 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Vladimir Jurowski

January 21, 2022. Tchaikovsky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1-21/

 

Госоркестр России имени Е. Ф. Светланова, Владимир Юровский, Гил Шахам

Госоркестр России имени Е. Ф. Светланова, Владимир Юровский, Гил Шахам

meloman.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