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희망이 있는 싸움은 행복하여라”
- 김영균 열사(1971-1991)와 당시 벗들이 즐겨 외운 구호.
▲ 김영균 열사(1971-1991) : 1991년 5월 1일 '고 강경대 열사 추모 및 공안통치 분쇄를 위한 범안동대인 결의대회' 집회에 앞선 12시 30분경 분신, 5월 2일 저녁 8시 13분 경북대 병원에서 운명했다.
살아 스무 살 청년아, 죽어 스무 살 청년아!
- 김영균 열사 20주기 추모제에 부쳐
너는 살아 스무 살 청년으로 갔었지
펄펄 끓는 불기둥 우뚝 살아서 갔었지
세상 어느 물로도 끌 수 없는 불길로
떨쳐 일어나 갔었지
민주의 제단에 바친 수많은 목숨들 뜻이
물거품으로 살아질 때
분연히 일어난 들불의 전진에 불을 댕기며 너는
뚜벅뚜벅 걸어갔었지
너에게 불을 놓은 배후는 오직 하나
기나긴 독재의 끝에서 만난 참혹한 어둠
백주대로가 더 캄캄한 기만의 시대였지
너의 외침은 오직 하나
햇살이 더 어두우니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라고
캄캄한 백주대로를 밝혀준 불타는 종이었지
피 끓는 절규로 타종한
이글거리는 종소리였지
살아 스무 살 청년아
죽어 스무 살인 청년아
지금 너는 어디선가
못 다한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하며
참하게 살아가고 있겠지 믿는다만
행여 이땅일랑 돌아보지 말아라
이 게 뭐냐고, 도대체 무엇들 하느냐고
행여 두 번 다시 불을 놓을 생각일랑 말아라
잘못 됐다 잘못 했다 잘못이다
그래, 이 땅은 지금 청년들이 불꽃도 없이 투신하고 있다
그래, 이 땅은 지금 산과 강들이 생매장 당하고 있다
이 땅의 아픈 사람들은 여전히 아프다
갈라선 이 땅은 여전히 하나가 아니다
그래서, 여전히, 너의 꿈은, 서럽게도, 유효하다
살아 스무 살 청년아
죽어 스무 살 청년아
그립지만 떼쓰지는 않을란다
혹 네가 이 땅을 돌아보게 될까봐
사랑하지만 매달리지는 않을란다
혹 네가 다시 불을 놓을까봐
예전처럼 삼삼포장으로 소매 끌고 가고 싶지만
울고불고 하지는 않을란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강산도 두 번 바뀔 이십년이면
오늘 같은 날
신명나게 노래라도 거방지게 불러 제치고
한 판 춤이라도 추어야 직성이 풀리겠지만
아직도 너를 추모하는 자리는 슬픔이다
여전히 너를 추모하는 자리는 노여움이다
그래도 가야겠지
지랄 같은 희망
세상에서 가장 진부한 희망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희망
그 모든 것이 아작이 나도 여전히 존재하는 희망
너의 유효한 꿈을 들고 우리는 가야겠지
보이는 것은 희망이 아니야
보이는 것은 희망이 아니야
밤낮없이 캄캄한 이 시대에 너의 불꽃을 찾아가야겠지
너의 불꽃 종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야겠지
살아 스무 살 불꽃이 된 청년아
죽어 스무 살, 그냥 스무 살이면 좋을
아까운 청년아
2011. 5. 1. 너를 기억하는 모두의 마음을 모아 안상학 고함
-열사시집『그대는 분노로 오시라』(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엮음, 도서출판b, 2017)
아! 태일이형.
11월13일이 해마다 오겠지요.
해마다 형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리겠지만
민중이 깨어나 투쟁하지 않는 한
형의 목숨하고 바꾼 그 목소리는
흐르는 강물에 뼛가루를 날리듯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것입니다.
- 김영균 열사(1971-1991)의 생전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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