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은 것입니까’ : 김종태 열사(1959-1980)

들꽃 호아저씨 2021. 10. 3. 11:29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풀포기 같이 자라난 나의 삶

마음대로 베어내도 좋다 짓밟아도 좋다

하지만 나의 뿌리는 광야

우리의 대지 위에서 숨쉴지니 속살이라도 좋다”

 

- 김종태 열사(1959-1980)

 

▲ 김종태 열사(1959-1980) 1980년 6월 9일 17시50분 경 이화여자대학교앞에서 “노동3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광주학살 의분을 호소하는 전단을 배포하고 분신  ⓒ 광주MBC

 

 

국민 여러분.

과연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은 것입니까.

하루 삼시 세끼 끼니만 이어가면 사는 것입니까.

도대체 한 나라 안에서 자기 나라 군인들한테 어린 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백수천명이 피를 흘리고 쓰러지며 죽어가는 데 나만, 우리 식구만 무사하면 된다는 생각들은 어디서부터 온 것입니까. 지금 유신잔당들은 광주 시민 학생들의 의거를 지역 감정으로 몰아쳐 <전라도 것들>이라는 식의 민심교란 작전을 펴고 있습니다. 국민의 의사를 몽둥이로 진압하려다 실패하자 칼과 총으로 진압하고서, 그 책임을 순전히 불순세력의 유언비어 운운하여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계엄철폐를 주장하면 계엄을 더 확대시키고 과도기간 단축을 요구하면 더욱 늘리려고 혈안이 되어 있으면서도 학생들에겐 자제와 대화를 호소한다니 정말 정부에서 말하는 대화의 자세란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안보를 그렇게 강조하면서도 계엄령 확대와 시민의 감시 등을 위해서 전방의 병력들을 빼돌려

서울로 집결시키는 조치는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사리사욕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서운 것인가를 새삼 느꼈으며, 권력이 그렇게도 잡고 싶은 것인가를 새삼 느꼈습니다.

 

한 마디로 한국 국민들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저력을 우습게 보고 있는 저들에게 따끔한 경고를 해주고 싶습니다. 독재자 박정희의 말로가 어떻게 끝났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고 싶습니다.

 

내 작은 몸뚱이를 불 싸질러서 국민 몇 사람이라도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저는 몸을 던지겠습니다. 내 작은 몸뚱이를 불 사질러 광주 시민, 학생들의 의로운 넋을 위로해드리고 싶습니다아무 대가없이 이 민족을 위하여 몸을 던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너무 과분한, 너무 거룩한 말이기에 가까이 할 수도 없지만 도저히 이 의분을 진정할 힘이 없어 몸을 던집니다.

 

-김종태 열사 유서 ‘광주시민 학생들의 넋을 위로하며중에서

 

 

 

▲ 김종태 열사(1959-1980) 유서 / 자화상

 

<성명서>

 

10.26사태 이후 우리 국민은 19년간의 일당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꽃피울 것을 꿈꾸며 말없이 정국을 지켜보았으나, 일당 독재의 연장을 꿈꾸며 정권을 탈취하려는 유신체제 잔당들의 음모와 계략으로 국민들의 기대는 무산되었으며, 작금 소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의 구성 등 군사 정권이 그 마각을 드러내고야 말았을 때, 모든 국민과 더불어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바이며, 광주사태의 책임전가와 왜곡보도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임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독재도 부정하며 목숨을 바쳐 항거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그러므로 유신체제를 존속시키려는 구체제 잔존세력들의 어떠한 책동도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경고한다.

 

1. 유신잔당은 전원 퇴진하라!

1. 계엄령을 즉각 해제하고, 군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라!

1. 김대중씨를 포함한 민주인사와 학생들을 전원 석방하라!

 

198067일 성남에서 김종태

 

 

▲ 김종태 열사(1959-1980) / 1980년 5월 광주 / '그대, 산자여' - 김종태 열사 추모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