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아픔마저 의식하지 못할 만큼 상처가 큰 현실이다” : 한희철 열사(1961-1983)

들꽃 호아저씨 2021. 12. 17. 16:37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 한희철 열사(1961-1983) : 군부대 녹화사업을 받던 중, 입대 전 학생시절의 민주화운동과 야학연합회 사건 관련 혐의로 전기고문을 당하면서 5일 동안 취조를 받게 된다. 이 후 1983년 12월 10일 석방되어 심신이 피곤한 상태로 부대에 복귀하였고 그 다음날인 1983년 12월 11일 새벽 4시 30분경 동지는 부대 내 문서 보관창구 앞 보초서는 자리에서 가슴에 3발의 총탄을 맞고 죽어있는 채로 발견되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녹화사업 : 녹화사업은 1981-1983년 강제징집된 학생운동 출신 대학생들을 '특별정훈교육'으로 순화한다는 명목으로 보안사가 마련한 계획이다. 이 사업에 따라 강제징집된 사병들에 대한 강압적인 사상개조와 학생운동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불법연행과 수사가 자행됐고, 육체적·정신적 가혹행위가 가해졌다. 특히 보안사는 녹화사업 대상자들에 대해 관제 프락치 공작을 강요했으며, 이들에게 휴가를 내보내 과거에 함께 활동한 동료·선후배들의 행적과 동향을 파악해 보고할 것을 강요했다. 협박 속에서 엄청난 고문을 당하며 녹화사업 대상이 된 사병들의 인간성은 철저히 파괴되었다. 노태우 정권까지도 녹화사업은 존재했다.

 

* 프락치 : 특수한 사명을 띠고 어떤 조직체나 분야에 들어가서 본래의 신분을 속이고 몰래 활동하는 사람. (표준국어대사전)

 

 

 

 


理想을 잘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이상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식품처럼 이상을 간직하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그것은 분명 개인적인 욕망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나는 이상민중의 보편적 염원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추구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이상을 모른다.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民族을 잘 생각해보자. 분명 民族은 살아있는 실체이다.
노예가 되었을 때 쇠사슬을 부수며 해방되려고 무던히도 애쓰던 실체였다.
그러나 이 한반도란 땅에는 이 民族에게 쇠사슬을 채우고 노예로 만드는 또다른 실체가 있었다.
분명 우리 民族은 분노할 줄 알았었다.
그래서 그들을 친일민족반역자로 규정하고 우리 民族의 범주에서 내쫓았다.
그러나 1945년 해방은 실패로 돌아갔다.
民族의 역량이 친일민족반역자를 타도할 만큼 성숙되지 못한 탓이었지.
! 지금 우리 민족의 현실은 분단 현실이다. 허리에 철책을, 쇳조각을 박아 피흐르는 현실이다. 아픔마저 의식하지 못할 만큼 상처가 큰 현실이다.
우리 진정한 민족은 철책과 쇳조각을 뽑아내어 민족의 끊어진 몸뚱이를 붙이려고 갈망하는 자와 노력하는 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잘라진 몸뚱아리를 각성시키는 자도

그러나 한반도에는 민족이 아닌 자들도 많다.
민족의 허리에 철책과 쇳조각을 유지시키는 모든 자들! 이데올로기들! ‘노력을 탄압하는 자들!
잘린 민족의 현실적 아픔을 망각하게 하는 데 기여하는 자들!
분단으로 인한 모든 현실로 인해 편해진 자들!
- 통일을 향한 싸움이 전제되지 않고는 우리는 聖化될 수 없다. ‘소외에서 해방될 수 없다. -
나는 울톨릭 회원들이 민족의 삶을 택하여, 함께 어깨걸고 걸어나가는 동지들이 되길 기다린다.

 

82년 5월 8일

 

- 한희철 열사가 서울대 가톨릭학생회 일기(1982.5.08)에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