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교향곡 7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 드미트리 유로프스키 - 미하일 유로프스키(1945-2022) 추모 콘서트 - 풍장 1 : 황동규

들꽃 호아저씨 2022. 5. 22. 15:58

 

 

미하일 유로프스키Mikhail Yurovsky (1945-2022) 추모 콘서트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교향곡 7Symphonie Nr. 7 in A-Dur, Op. 92

I. Poco sostenuto Vivace

II. Allegretto

III. Presto

IV. Allegro con brio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 - 1893)

교향곡 5Symphonie Nr. 5 in e-Moll, Op. 64

I. Andante Allegro con anima

II. Andante cantabile, con alcuna licenza

III. Valse. Allegro moderato

IV. Finale. Andante maestoso Allegro vivace Moderato assai e molto maestoso Prest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러시아국립청소년심포니오케스트라Russian National Youth Symphony Orchestra

드미트리 유로프스키Dmitry Jurowski

Konzerthalle. P. I. Tschaikowsky

22. April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Dg4_RdNHD14

 

미하일 유로프스키Mikhail Yurovsky(1945-2022) 

 

 

풍장風葬 1 / 황동규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몰래 시간을 떨어뜨리고

바람 속에 익은 열매에서 툭툭 튓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다오

바람을 이불처럼 덮고

化粧도 해탈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다오.

-<풍장>(황동규, 문학과지성사,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