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피아노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19
I. Allegro con brio
II. Adagio
III. Rondo Molto allegro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피아노협주곡 4번Concerto n°4 en sol majeur op. 58 pour piano et orchestre
I. Allegro moderato
II Andante con moto
III. Rondo (Vivace)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London Symphony Orchestra
크리스티안 지메르만Krystian Zimerman 피아노
사이먼 래틀Simon Rattle
https://www.youtube.com/watch?v=7vdQFTYemtc&t=3102s







아, 예, 그렇군요 / 김해자
숨도 안 쉬고 속사포처럼 쏟아낸 내 말 끝에 아, 예, 그렇군요… 한참 만에 내뱉은 그 말이 얼마나 따듯하던지… 혼자되어 아이 데리고 벌어먹고 사는 일이 전화 줄이라서 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사는 내가 귀찮음과 실망과 의심과 적의와 때로 쌍욕이 양식인 내가 헤드폰과 일용할 숫자와 네모난 칸막이에 갇혀 저마다 다른 별의 외계인에게 암호를 눌러대는 내가 말이야… 언니 내 말 듣고 있어?
후와후와 심호흡 몇 번 하고, 사랑합니다 고객님, 웃으며 말을 건네지, 당신 나 알어? 언제 보았다고 그딴 말을 해? 네, 고객님께 꼬옥 필요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구요, 언제쯤 딸칵 끊어질까, 어떡하면 욕 안 듣고 대화를 계속할 수 있을까, 어떡하면 점잖게 거절당할까 후 와 후 와 … 입 밖으로 나와 버렸네 습관이 돼서, 내 심장을 꺼내면 하도 오그라들어 몇 그램 안 나갈 거야, 언니 듣고 있지?
참 별일도 다 있지, 거절과 거부를 먹고 사는 내가 말이야 닳고 닳아 전화기처럼 반질반질해진 내가 거기 넘어지다니, 네 슬픔을 다 안다는 듯, 아, 예, 그렇군요… 나도 너처럼 아프다는 듯 내 어깨 위에 얹히던 거래할 아무것도 없다는 듯 득도 실도 없는 화답,
이미 일용한 거부로 배가 터질 듯한 오후 세 시쯤, 문득 먹먹한 귓속에 길을 내던 아, 예, 그렇군요… 밥줄 너머의 소리, 칸막이를 지우고 두둥실 들어 올려주던, 이 세상 너머에서 들려온…
-『집에 가자』(김해자, 삶창,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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