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프랑크 전주곡, 푸가와 변주곡, 라벨 소나티네, 탈베르크 벨리니 ‘라 손남불라’(몽유병의 여인) 그랜드 카프리스, 슈만 환상소곡집, 리스트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왈.. - 아주 오..

들꽃 호아저씨 2022. 6. 5. 18:33

 

 

세자르 프랑크César Franck (1822-1890) 전주곡, 푸가와 변주곡Prélude, Fugue et Variation Op. 18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 소나티네Sonatine

지기스문트 탈베르크Sigismund Thalberg (1812-1871) 벨리니 ‘라 손남불라’(몽유병의 여인) 그랜드 카프리스Grand caprice on Bellini's La Sonnambula Op. 46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 환상소곡집Fantasiestücke Op. 12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왈츠를 피아노로 편곡Paraphrase on a Waltz from Gounod's Faust S407

조아키노 로시니Gioachino Rossini (1792 – 1868) Petit caprice (오펜바흐 스타일로Style Offenbach)

 

마리암 바차슈빌리Mariam Batsashvili 피아노

at Wigmore Hall in London

https://www.youtube.com/watch?v=QkKnwvPpvf8

 

마리암 바차슈빌리Mariam Batsashvili 피아노

 

 

아주 오래 천천히 / 이병률

 

 

떨어지는 꽃들은 언제나 이런 소리를 냈다

순간

순간

 

나는 이 말들을 밤새워 외우고 또 녹음하였다

소리를 누르는 받침이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그 받침이 순간을 받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새벽에 나는 걸어

어느 절벽에 도착하여

그 순간순간의 ㄴ들이

당도할 곳은 있는지

절벽 저 아래를 향해 물었다

 

이번 생은 걸을 만하였고

파도도 참을 만은 하였으니

태어나면 아찔한 흰분홍으로나 태어나겠구나

그렇다면 절벽의 어느 한 경사에서라면 어떨지

 

그리하여 내가 떨어질 때는

순간과 순간을 겹겹이 이어 붙여

이런 소리를 내며

 

순간들

순간들

 

아주 아주 먼 길을

오래 오래 그리고 교교히 떨어졌으면

 

-『시와표현』(2014.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