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4번 : 세미온 비치코프 - 기억의 갈피로 햇빛이 지나갈 때 : 권대웅

들꽃 호아저씨 2022. 6. 6. 13:02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j Schostakowitschs(1906-1975)

교향곡 4Sinfonie Nr. 4 c-Moll op. 43

I. Allegretto poco moderato Presto Tempo uno

II. Moderato con moto

III. Largo Allegro

 

WDR Sinfonieorchester

세미온 비치코프Semyon Bychkov

im März 2007 in der Kölner Philharmonie.

https://www.youtube.com/watch?v=HQrhffGoy2E&t=282s

 

세미온 비치코프 Semyon Bychkov

 

기억의 갈피로 햇빛이 지나갈 때 / 권대웅

햇빛이 각도를 바꿀 때마다 늑골이 아팠다

온몸 구석구석 감추어져 있던

추억 같은 것들이 슬픔 같은 것들이

눈이 부셨나보다 부끄러웠나보다

접혀 있던 세월의 갈피, 갈피들이

어느 날 불쑥 펼쳐져

마치 버려두고 왔던 아이가 커서 찾아온 것처럼

와락 달려들 때가 있다

문득 돌쩌귀를 들추었을 때

거기 살아 꿈틀거리는 벌레처럼

지나간 모든 것들은 멈춘 것이 아니라

남겨진 그 자리에서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물지 않고 살아 있는 생채기로

시린 바람이 지나가듯이 자꾸 옆구리가 걸렸다

기억의 갈피갈피 햇빛이 지나갈 때

남겨진 삶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

-<나는 누가 살다 간 여름일까>(권대웅, 문학동네,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