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뒤티외Henri Dutilleux(1916-2013)
현악사중주 ‘그래서 밤에’Quatuor à cordes, "Ainsi la nuit" (1976)
앙리 뒤티외Henri Dutilleux(1916-2013)
순간의 신비Mystère de l'instant (1989)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1833-1897)
교향곡 1번Symphonie n. 1 en ut mineur op. 68
I. Un poco sostenuto - Allegro
II. Andante sostenuto
III. Un poco allegretto e grazioso
IV. Adagio - Allegro non troppo, ma con brio
JOHANNES BRAHMS
SYMPHONIE N° 1 : 4ÈME MOUVEMENT
레 디소낭스Les Dissonances
다비드 그리말David Grimal
https://philharmoniedeparis.fr/fr/live/concert/1017725-les-dissonances-david-grimal
풀들의 계절 / 김석주
용감한 풀들이었습니다
몰아치는 그 칼바람 속에서도
흔들렸지만 결코 꺾이지 않았고
밟히고 또 짓밟혔어도
다시 함께 일어나 우리 이 금수강산을 지켜온 것은
그들의 각진 총칼이 아니라
이 땅의 당당한 풀들
우리들의 피와 땀과 그 용광로와 같은 사랑
메말라버린 너와 나의 눈물이었습니다.
늘 바람 차고 매서웠던 벌판이었습니다
부르터진 두 손을 서로 부여잡고서
힘차게 북채를 두드리며 얼씨구
밤새도록 짚불을 지피며
새로운 날을 애타게 기다렸던 우리들의 혼과 혼
그 우렁찬 첫닭 울음소리처럼
새벽은 그렇게 우리들 곁에 오고 갔으나
걷히지 않는 먹구름 떼
결코 새로운 우리들의 아침은 쉬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름 모를 풀들이었습니다
삼월의 하늘을 감동시키면서
사월에는 기어이 꽃 한 송이를 피워내야겠다고
동이동이 피눈물을 쏟았던 것도
이 땅의 그대 그 당당한 풀들이었으며
그 별이 되어 스러져간 이름과 이름 위에
아, 기어이 봄이 또 이렇게 오고
이제라도 아쉬운 꽃소식을 올려야겠다며
풀들이 웅성이며 다시 활짝 피어나는 풀들의 계절입니다.
- <그대는 분노로 오시라>(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편, 도서출판b,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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