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본데없는 사람
다음 괄호 안에 가장 적절한 말은?
( ) 자란 사람.
ㄱ.본대없이 ㄴ.본데없이 ㄷ.본때없이
보고 배운 것이 없거나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데가 있다는 표현을 할 때 이처럼 셋 가운데 어느 것을 써야 할지 헷갈린다. 말할 때는 크게 관계없으나 막상 적으려고 하면 아리송하다. 정답부터 얘기하면 ‘ㄴ.본데없이’다.
‘본데없이’는 말이나 행실이 버릇없고 난폭하다는 뜻을 가진 ‘본데없다’를 활용한 표현이다. ‘본데없다’는 “본데없는 놈 같으니라고” “본데없이 자란 사람처럼 굴어선 안 된다”처럼 쓰인다. ‘ㄱ.본대없이’는 잘못된 표기다.
‘ㄷ.본때없이’를 정답으로 고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본때’는 본보기가 될 만한 것 또는 맵시나 모양새를 의미한다. ‘본때’와 ‘본데’가 비슷한 뜻이기는 하나 ‘본때’의 폭이 더욱 넓다. “그 사람은 본때 있는 집안에서 자랐다”처럼 ‘본데’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외적인 모양새를 가리킬 때 더욱 잘 어울린다. “우리도 남들처럼 본때 있게 살아 보자” “검은 안경을 낀 모습이 본때 있어 보였다”가 이런 경우다.
정리하면 ‘본데’는 주로 예의범절·교양 등 내적인 소양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반면에 ‘본때’는 내적·외적 측면 모두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며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나타낼 때 더욱 잘 어울린다. 또 하나 차이는 ‘본데’는 ‘본데없다’는 동사로도 쓰이지만 ‘본때’는 ‘본때없다’는 동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ㄴ.본데없이’가 가장 적절한 표현이지만 ‘ㄷ.본때없이’도 ‘본때 없이’로 띄어쓰기를 한다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본데-없다 「형용사」
보고 배운 것이 없다. 또는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데가 있다.
어디서 배운 버릇이냐. 본데없는 놈 같으니라고.
본데없-이 「부사」
보고 배운 것이 없이. 또는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나게.
본데없이 자란 놈이기 때문에 행동이 그 모양이지.
빨리 한술 뜨고 그 자리를 면하는 게 수다 싶어 본데없이 보이건 말건 어른이 수저도 들기 전에 밥을 먹기 시작했다.≪박완서, 미망≫
본때(本때) 「명사」
「1」 본보기가 되거나 내세울 만한 것.
그 사람은 본때 있는 집안에서 자라났다.
「2」 맵시나 모양새.
검은 안경을 낀 형사의 본때는 든든히 믿고 있는 어떤 힘을 가리키고 있는 게 분명했다.≪최인훈, 광장≫
무난히 면장 감투는 도로 정 참봉에게 돌아왔던 것이다. 3년 전에 자기를 밀어낸 그 갚음을 본때 좋게 하고야 만 것이었다.≪하근찬, 야호≫
관용구/속담
관용구 본때를 보이다
잘못을 다시는 저지르지 아니하거나 교훈이 되도록 따끔한 맛을 보이다.
· 어린 청년이 어른한테 버릇없이 굴어서, 한번 따끔하게 본때를 보여 주었다.
· 윗동네 아이들에게 다시는 까불지 않게 본때를 보여 주자.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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