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 고갯길이 뭔 줄 아나
애시당초 길이 아니었네라
장똘뱅이들이 수수백 년 밟아 맹근 길이네라’
애당초 있지도 않은 허상에 지나친 기대를 거는 우리들의 환상에도 문제가 있다.
애당초에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
호포법(戶布法)이 시행되기 전까지 양반들은 애시당초(⟶애당초) 군역에서 벗어나 있었다
중소기업은 애시당초(⟶애당초) 주눅들어 규모가 큰 전시회에는 참가할 엄두조차 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애당초란 말은 `애초`를 힘주어 이르는 말이고, `애초`는 맨 처음이란 뜻의 말입니다. `애초`는 처음 초(初)자에 접두사 `애-`가 붙어서 된 말이고, `애당초`는 `당초`에 `애-`가 붙어서 된 말인데 `애초`보다 `애당초`가 더 강한 느낌을 주는 데 쓰이게 되었을 것입니다.
`애당초`라 해야 할 것을 `애시당초`라고 하는 일도 있고, 요즘 어느 제약 회사에서 약품광고를 위해 `애시당초`를 강조해서 쓰고 있습니다만, 이 말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우리말의 접두사 가운데 `애-`는 딴 명사 앞에서 붙어서 `맨 처음`이란 뜻을 나타내기도 하고, `어린, 앳된, 여린`의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보기] 애벌, 애당초, 애저녁(⟶초저녁) (맨 처음)
애송이, 애호박, 애벌레(어린, 여린)
못 오를 나무는 애시당초(X) 쳐다보질 말아야
'애시당초'는 어감이 좋아 일상생활에 자주 쓰이지만 사실은 '애당초'의 잘못이다. '애당초'는 '일의 맨 처음'이라는 뜻으로 명사 '애초(-初)'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애시당초'는 '애당초'나 '애초'라고 써야 옳다.
'당초(當初)'도 비슷하게 쓸 수 있는 말이다. '당초'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처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틀린 '애시당초'보다는 '애당초' '애초' '당초' 같은 여러 표현을 다양하게 골라 쓰는 것이 옳다.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icef08@
[우리말 바루기] ‘애시당초’는 ‘애당초’ 없는 말
연초에는 많은 이가 새해 다짐을 한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 제대로 지키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결국 실패하면 이런 푸념을 늘어놓을 수 있겠다. “애시당초 금연은 안 될 일이었어” “끼니를 거르고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애시당초 무리였다” 등처럼 자신의 의지가 약함을 지적하기보다는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일로 돌리기 일쑤다.
이럴 때 많이 등장하는 용어가 ‘애시당초’다. 위에서처럼 일의 맨 처음을 나타낼 때 ‘애시당초’라는 말을 쓴다. ‘애시’와 ‘당초’가 만나 ‘애시당초’가 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이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애시’는 ‘애초’의 사투리이므로 ‘애초’라는 말을 써야 한다. ‘애시당초’ 역시 ‘애당초’가 맞는 말이다.
‘애당초’는 ‘애시’와 ‘당초’가 아닌 접두사 ‘애-’와 ‘당초’가 만나 이루어진 단어다. ‘당초(當初)’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처음을 나타내는 말로 “일이 당초의 생각과는 다르게 풀렸다” “그의 본심이 어디 있는지는 당초부터 알 만한 것이었다” 등처럼 쓰인다. 이 ‘당초’에 ‘맨 처음’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애-’가 붙어 ‘애당초’가 됐다. 즉 접사 ‘애-’를 붙여 ‘당초’의 뜻을 한 번 더 강조한 말이 ‘애당초’다.
‘애당초’는 “그 일은 애당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끝까지 해낼 각오가 없으면 애당초 시작하지 마라” 등과 같이 사용된다. 줄여 ‘애초’로도 쓸 수 있다. 비슷한 말로 ‘애저녁’이 있다. 그러나 ‘애저녁’도 ‘애시당초’와 마찬가지로 표준어가 아니므로 ‘애당초’로 표기해야 한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우리말바루기] 663. 애시당초(?)
"바보 같은 사랑은 애시당초에 시작하는 게 아니다. 애시당초 우리 사이는 잘못된 만남이었다." "제가 담배를 끊을 거라는 생각은 애시당초 하지 마세요." "일을 할 때 끝까지 해낼 자신이 없으면 애시당초 시작하지 마라."
이처럼 '애시당초'는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지만 '애당초(-當初)'가 맞는 말이다. '애시당초'는 '애시+당초'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여기서 '애시'는 '애초(-初)'의 사투리다. '맨 처음'을 뜻하는 '애초'는 "그 일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녀의 맑은 눈을 보는 순간 내 애초의 계획을 포기했다"와 같이 사용된다. '당초'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처음'을 뜻한다. "일이 당초 생각과는 다르게 풀렸다/ 그의 본심이 어디에 있는지는 당초부터 알 만한 것이었다"처럼 쓰인다.
'애당초'는 '애초+당초'에서 온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애초' 또는 '당초'를 강조해 이르는 말이다. "그런 일은 애당초에 거절했어야 했다/ 기대할 수 없는 희망이라면 애당초에 단념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다"처럼 쓰인다. '애당초'와 같은 뜻으로 '애저녁'이란 말이 쓰이기도 하는데 이 역시 사투리다.
2006/02/21 중앙일보
애-당초(애當初)
「명사」
일의 맨 처음이라는 뜻으로, ‘당초’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그는 애당초부터 장사에는 뜻이 없었다.
⸱그런 일은 애당초에 거절을 했어야지.
⸱애당초 기대할 수 없는 희망이라면 단념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인 생각이었다.≪최인호, 지구인≫
⸱싸움질 실력으로 반장을 뽑지 않는 한 그하고는 애당초 인연이 없는 벼슬이었다.≪윤흥길, 완장≫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