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물구나무도 있니? 나무라면 모두 흔들어보고 싶은 바람이 본색을 들어낸다’

들꽃 호아저씨 2022. 6. 18. 20:24

 

 

[우리말 바루기] 들어내다/드러내다

 

각종 시상식이 몰려 있는 연말, TV와 인터넷 등에선 화려한 연예인들의 의상이 화제에 오른다. 이와 관련해 등을 훤히 들어낸 드레스를 선보였다” “한 마리 백조와 같은 우아한 자태를 들어냈다등의 표현이 눈에 뜨이곤 한다.

 

발음이 비슷하다 보니 들어내다드러내다는 헷갈리기 쉽다. ‘들어내다이삿짐을 들어내 밖으로 옮겼다” “창고에서 재고품들을 들어냈다에서와 같이 물건 등을 들어서 밖으로 옮기는 경우에 쓰인다. 저놈을 이 자리에서 당장 들어내라!”처럼 사람을 있는 자리에서 쫓아내는 경우에도 쓰인다.

 

드러내다드러나다의 사동사로, “어깨를 드러내는 과감한 디자인의 옷” “이빨을 하얗게 드러내 놓고 웃었다등에서와 같이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경우에 쓰인다. “속마음을 드러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처럼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알린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등을 들어낸 드레스’ ‘자태를 들어냈다는 모두 맞지 않는 표현으로 등을 드러낸 드레스’ ‘자태를 드러냈다로 고쳐야 한다. 

 

중앙일보 김현정 기자

 

 

 

들어-내다 동사

 

【…에서

 

1물건을 들어서 밖으로 옮기다.

 

방에서 이삿짐을 들어내다.

창고에서 재고품을 들어내다.

생선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들어내다.

곡식을 깡그리 들어내 그들이 기거하는 강변 나루터 윗목 토막집으로 걸머지고 갔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2사람을 있는 자리에서 쫓아내다.

 

저놈을 여기서 당장 들어내지 못할까!

, 옛날 상소 하나로 대원군을 들어내듯 왕명이면 수만 일본 군사도 들어낼 줄 아는 모양이야.박경리, 토지

 

 

 

드러내다 동사

 

【…

 

1가려 있거나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다. ‘드러나다의 사동사.

 

어깨를 드러내는 옷차림.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다.

구석에서 옷을 갈아입던 연희가 허연 등을 드러내 놓은 채 종알거렸다.한수산, 부초

사람들은 그것이 혹시 썰물 때만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가 밀물 때가 되면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거대한 산호초 더미가 아닌가 의심했다.이청준, 이어도

 

2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보이거나 밝히다. ‘드러나다의 사동사.

 

본색을 드러내다.

속마음을 드러내다.

그는 어린 시절에 천재성을 드러냈다.

그는 사람들에게 저의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평소에 별로 희로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의 얼굴도 알아보게 밝아져 있었다.이문열, 영웅시대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