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이자벨 파우스트, 안네 소피 무터 -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들꽃 호아저씨 2022. 6. 19. 02:29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 Allegro ma non troppo

. Larghetto

. Rondo - Allegro

 

핀란드방송심포니오케스트라Finnish Radio Symphony Orchestra

아우구스틴 하델리히Augustin Hadelich 바이올린

매튜 홀스Matthew Halls

Friday | May 13,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8iyH4eBoRys

아우구스틴 하델리히Augustin Hadelich  바이올린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1. Allegro ma non troppo

2. Larghetto

3. Rondo - Allegro

 

베를린필Berliner Philharmoniker

이자벨 파우스트Isabelle Faust 바이올린

베르나르트 하이딩크Bernard Haitink

The concert was held in the Festspielhaus Baden Baden in 2015 as part of the city’s Easter Festival.

https://www.youtube.com/watch?v=_YFimrtCnUw

 

이자벨 파우스트Isabelle Faust  바이올린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D-Dur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교향곡 5Symphonie Nr. 5 c-Moll

I. Allegro con brio

II.Andante con moto

III. Scherzo. Allegro

IV.Finale. Allegro

 

바이에른방송심포니오케스트라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뮌헨필Münchner Philharmoniker

바이에른국립관현악단Bayerisches Staatsorchester

안네 소피 무터Anne-Sophie Mutter 바이올린

라하브 샤니Lahav Shani

https://www.br-klassik.de/concert/ausstrahlung-2804132.html

 

Benefizkonzert für die Ukraine: Anne-Sophie Mutter und Münchner Orchester | BR-Klassik

Benefizkonzert für die Ukraine Anne-Sophie Mutter spielte mit Münchner Orchestern Aus Solidarität mit den ukrainischen Opfern und Leidtragenden aus dem völkerrechtswidrigen russischen Angriff auf die Ukraine gaben Anne-Sophie Mutter, die Münchner Phil

www.br-klassik.de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웠던 집

어디 갔다가 늦게 들어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속에 깜빡깜빡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자의 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손길이 따뜻해져오는 집

 

살구꽃이 피는 집

봄이 오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

살구꽃 떨어지는 살구나무 아래로

물을 길어오는 그 여자 물동이 속에

꽃잎이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닿고 싶은 집

 

​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

그 여자

아버지와 그 여자

큰오빠가

지붕에 올라가

하루 종일 노랗게 지붕을 이는 집

노란 초가집

어쩌다가 열린 대문 사이로 그 여자네 집 마당이 보이고

그 여자가 마당을 왔다갔다하며

무슨 일이 있는지 무슨 말인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소리와

옷자락이 대문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면

그 마당에 들어가서 나도 그 일에 참견하고 싶었던 집

 

마당에 햇살 노란 집

저녁 연기가 곧게 올라가는 집

뒤안에 감이 붉게 익는 집

참새떼가 지저귀는 집

 

​보리타작, 콩타작 도리깨가 지붕 위로 보이는 집

눈 오는 집

아침 눈이 하얗게 처마끝을 지나

마당에 내리고

그 여자가 몸을 옹숭그리고

아직 쓸지 않는 마당을 지나

뒤안으로 김치를 내러 가다가 "하따, 눈이 참말로 이쁘게도 온다이이"하며

눈이 가득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싱그러운 이마와 검은 속눈썹에 걸린 눈을 털며

김칫독을 열 때

하연 눈송이들이 하얗게 하얗게 내리는 집

내가 함박눈이 되어 내리고 싶은 집

밤을 새워, 몇밤을 새워 눈이 내리고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늦은 밤

그 여자의 방에서만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면

발자국을 숨기며 그 여자네 집 마당을 지나 그 여자의 방 앞

뜰방에 서서 그 여자의 눈 맞은 신을 보며

머리에, 어깨에 눈을 털고

가만가만 내리는 눈송이들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가만가만히 그 여자를 부르고 싶은 집

네 집

 

​어느 날인가

그 어느 날인가 못밥을 머리에 이고 가다가 나와 딱 마주쳤을 때

"어머나" 깜짝 놀라며 뚝 멈추어 서서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며 반가움을 하나도 감추지 않고

환하게, 들판에 고봉으로 담아놓은 쌀밥같이,

화아안하게 하얀 이를 다 드러내며 웃던 그

여자 함박꽃 같던 그

여자

 

​그 여자가 꽃 같은 열아홉살까지 살던 집

우리 동네 바로 윗동네 가운데 고샅 첫집

내가 밖에서 집으로 갈 때

차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집

그 집 앞을 다 지나도록 그 여자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는 그 여자네 집

지금은 아,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집

내 마음속에 지어진 집

눈감으면 살구꽃이 바람에 하얗게 날리는 집

눈 내리고, 아, 눈이, 살구나무 실가지 사이로

목화송이 같은 눈이 사흘이나

내리던 집

그 여자네 집

언제나 그 어느 때나 내 마음이 먼저

있던 집

여자네

생각하면, 생각하면 생.각.을.하.면……

​- 『그 여자네 집』(김용택, 창작과비평사,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