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먼저 말싸움에서 이기고 심리전에서 이겨라. 그리고 나서 쓰러뜨리면 된다’ - ‘그러다’와 ‘그렇다’

들꽃 호아저씨 2022. 6. 24. 17:29

 

 

[우리말 바루기] 그러다 / 그렇다

 

그러지 않다그렇지 않다는 많은 사람이 구별하기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다. 이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것을 알려면 그러다그렇다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그러하다의 준말로 상태, 모양, 성질 따위가 그와 같다는 뜻이다. 뜻풀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러하다(=그렇다)’는 품사가 형용사다. ‘그러다그리하다의 준말로 상태, 모양, 성질 따위가 그렇게 되게 하다그렇게(=그러하게) 하다는 뜻이니 품사는 동사다. ‘그리하다그러하다로 사용하면 혼동을 일으키지 않다가도 그러다그렇다로 쓰면 헷갈리는 이가 많다.

 

 다음 예문을 보자. “이 학습법으로 그는 서로 다른 모형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해서 무엇이 효과가 있고 무엇이 효과가 없는지, 어떤 것이 함께 어우러지고 어떤 것이 그렇지 못한지, 현실의 혼돈에서 벗어나 우뚝 서는 것이 어떤 기분이고 그렇지 못할 때 어떤 기분인지 깨달을 것이다.”

 

 예문에는 그렇지가 두 번 나온다. 앞의 그렇지가 가리키는 것을 밝혀 쓰면 함께 어우러지지이고, 뒤의 그렇지우뚝 서지를 대신하고 있다. ‘어우러지다서다가 동사이므로 이들을 가리키는 그렇다는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예문 앞의 그렇지 못한지그러지 못하는지, 뒤의 그렇지 못할그러지 못할로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다그렇게 하다그리하다그러다, ‘그렇다그러하다그렇다로 줄어든 사실과 함께 그러다는 동사고 그렇다는 형용사라는 점을 기억하면 알기 쉽다.

 

 

[우리말 바루기] 그러고 나서 아는 사실

 

세기의 대결이 끝났다.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격투기 강자 코너 맥그리거를 꺾었다. 심리전의 달인 맥그리거는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3단계 방법이 있다. 먼저 말싸움에서 이기고 심리전에서 이겨라. 그리고 나서 쓰러뜨리면 된다며 도발했지만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맥그리거의 3단계 승리 방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그리고 나서는 잘못된 표현이다. “그러고 나서 쓰러뜨리면 된다로 고쳐야 올바르다.

 

나서는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끝났음을 나타내는 보조동사 나다의 활용형이다. 본동사 뒤에 오는 것이 보조동사이므로 나서앞엔 동사가 와야 한다. “깨고 나서” “뛰고 나서와 같이 ‘-고 나다구성으로 쓰이는 나서앞에는 깨다·뛰다 등의 동사가 온다.

 

그리고는 단어···문장 따위를 병렬적으로 연결할 때 사용하는 접속부사이므로 나서앞에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서라고 해선 안 되는 이유다. 말싸움과 심리전에서 이긴 뒤 쓰러뜨리면 된다는 것이므로 그러고 나서로 쓰면 된다. 그렇게 하다는 뜻의 동사 그러다에 어미 ‘-와 동작의 완료를 나타내는 나서가 연결된 구조다.

 

그리고는도 바른 표현이 아니다. 접속부사 그리고다음엔 보조사가 붙지 않으므로 그는 패했다. 그러고도 돈방석에 앉았다처럼 사용해야 한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우리말 바로쓰기] 그리고 나서( X ) 그러고 나서( O )

 

아래 문장의 밑줄 친 부분은 올바른 표현인가? 교원 평가제를 반대하는 논리적 근거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그 주장을 비판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다. 그러고 나서

 

그리고 나서는 잘못이며 그러고 나서가 올바른 표현이다. 위의 밑줄 친 부분은 전체 문맥으로 보아 그렇게 하고 나서의 뜻이다. ‘그렇게 하다가 줄어든 동사는 그러다이다. 이 말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된다.

 

그러지 마!

 

그러는 너는 왜 지각했니?

 

그러거나 말거나.

 

그러다는 동사이기 때문에 그러고 나서와 같이 보조동사가 결합할 수도 있고, ‘그러고, ‘그러고도처럼 보조사가 결합할 수도 있다. 마치 먹고 나서에서 보조동사가 결합하는 것이나, ‘먹고는, 먹고도에서 보조사가 결합하는 것과 같다.

 

이와 달리 그리고그러나, 그런데, 그러므로, 등과 같은 부류로서 단지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말이다. 이런 말을 접속부사라고 한다. 이 접속부사는 단독으로 쓰이며 보조동사나 보조사가 붙을 수 없다. 이제 다음 예에서도 접속부사 그리고가 아니라 동사 그러고를 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그냥 돌아서 가 버렸다. 그러고는

 

그리고도 우리가 정당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고도

 

허철구 창원대 국문학과 교수 2007/08/15 조선일보

 

 

 

그러다 동사

 

1그리하다의 준말.

 

당신 혼자 결정하다니, 그러는 법이 어디 있어요?

이젠 돌아가라니까 그러네.

이제 그 일을 다 잊으래도 그러네그려.

자신이 말을 못 한다는 것 때문에 그녀는 더욱 열심히 문자에 매달리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황제와 필담이 가능할 만큼 높은 교양을 습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이문열, 황제를 위하여

그는소재를 찾기 위해서 신문을 뒤적거렸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밖을 향하여 말했다.김승옥, 차나 한잔

 

2그리하다의 준말.

 

마감이 되기 전에 수강 신청부터 할 것을 그랬어.

 

3」 【-그렇게 말하다.

 

그가 바빠서 가지 못하겠다고 그러거든 나에게 전화해 달라고 해라.

총각 아저씨 일어나시면 밥 사 먹으라고 이거 주라고 그러던데요.황석영, 어둠의 자식들

밥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 이를 닦았다.”를 흔히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이를 닦았다.”라고 쓰는 것은 옳지 않다. ‘-고 나서앞에는 동사만이 오기 때문에 동사가 아닌 그리고는 올 수 없다.

 

관용구  그러거나 말거나

무엇을 하든 관계없이.

· 그러거나 말거나 너는 네 일만 신경 쓰면 된다.

 

관용구  그러리 말리

그리하겠다느니 말겠다느니 하여 일정하지 아니하게.

· 그러리 말리 결정을 못 하고 있다.

 

 

 

그렇다 형용사

 

1상태, 모양, 성질 따위가 그와 같다.

 

다 사정이 그런 걸 제가 유심한들 소용이 있겠어요.송영, 군중 정류

상황이 그러니 어찌하겠나?

저번 사건은 네 소행이지. 그렇지?

 

2특별한 변화가 없다.

 

요즘 어떻게 지내니?” “항상 그렇지 뭐.”

요새는 그저 그렇습니다.

그냥 그래.

 

3만족스럽지 아니하다.

 

⸱이 물건 좀 그렇지?

 

관용구/속담

관용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사실은 그러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 그는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하러 나갔다.

관용구  그렇고 그렇다

1대수롭거나 특별하지 아니하다.

· 그렇고 그런 소설일 뿐이다.

2관계가 특별하다.

· 그와 그녀가 그렇고 그렇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속담  그렇게 하면 뒷간에 옻칠을 하나

그렇게 하면 뒷간에까지 값비싼 옻칠을 하고 살겠느냐는 뜻으로, 매우 인색하게 굴면서 재물을 모으는 사람을 비꼬는 말. 기와집에 옻칠하고 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