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그래선지, 내가 널 업기까지 했으니까 먼 갈치잡이 뱃불까지 내게 업혔던가 샐쭉하던 초생달까지 내게 업혔던가 ⟶ ‘초승달’일까 ‘초생달’일까?

들꽃 호아저씨 2022. 7. 1. 10:16

 

 

이 화산 폭발로 산토리니에 남은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해저 칼데라를 둘러싸고 있는 초승달 모양의 좁은 지형이다. [동아일보 03.03.06.]

 

오늘은 초승달이 뜨는 날이란다. 초승달이 뜨는 날은 아주 특별한 날이지. [국민일보 02.12.05.]

 

반월상 연골은 무릎 속의 내측과 외측에 초생달(-> 초승달) 모양으로 각각 한 개씩 있습니다. [한겨레신문 02.12.10.]

 

숲을 비추던 초생달(-> 초승달)이 수줍은 듯 가을바람에 흔들린다.[굿데이 02.10.24.]

 

6에 이르는 초생달(-> 초승달) 모양의 해변은 호주 서핑객들이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로 밤거리도 발리섬에서 가장 화려하다. [한국일보 02.10.13.]

 

 

 

 

초생달(X)-> 초승달(O)에 관한 풀이

 

'초생달''초승달'을 잘못 표기한 말입니다.

 

사실 '초생달''初生(갓 생겨남)'''이 더해진 꼴인데, 발음이 변화하여 '초승달'이 된 것입니다. 한자말 ''은 우리말에서 더러 ''으로 소리가 변합니다. ''이 변한 말 '이승'''이 변한 말 '저승'이 그런 예입니다.

 

따라서 '*초생달'이 아니라 '초승달'이 맞습니다.

 

 

 

 

[우리말 바루기] ‘초승달일까 초생달일까?

 

초승달은 잰 며느리가 본다는 속담이 있다. 초승달은 떴다가 금방 지기 때문에 부지런한 며느리만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슬기롭고 민첩한 사람만이 미세한 것을 살필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초승달은 음력으로 매월 초하루부터 며칠 동안 뜨는 달을 가리키는 낱말이다. 그런데 초승달초생달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어찌 보면 그달의 시작 지점에서 생기는 달이므로 초생(初生)+()’의 구조로 초생달표기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초승달이 맞는 말이다. 여기에서 초승은 음력으로 그달 초하루부터 처음 며칠 동안을 뜻하는 말이다. ‘초승초생(初生)’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이처럼 ()’이 다른 글자와 결합하는 경우 음이 으로 바뀌고 바뀐 형태인 으로 적을 때가 있다.

 

사극을 보면 내 그대와 금생엔 인연이 아니었지만 저승에선 꼭 부부의 인연을 맺겠소등과 같은 대사가 나오기도 하는데, 여기에서 등장하는 금생저승이 이런 예다.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을 뜻하는 금생(今生)’에선 으로 쓰이지만, 사람이 죽은 뒤에 그 혼이 가서 사는 세상을 의미하는 저승의 경우 바뀐 음인 으로 사용된다. ‘금생과 같은 뜻인 이승또한 으로 바뀐 형태가 표준어가 됐다.

 

초승달역시 초생으로부터 온 말이지만 으로 변한 초승달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그 여자는 초승달 같은 눈썹을 한 미인이었다” “산머리에 낫 같은 초승달이 걸렸다등처럼 사용된다.

 

김현정 기자 http://nomadicwrit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