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졸보기] 48. 띄어쓰기 공략법 : `데`와 `-ㄴ데`
'버는데'와 '버는 데'의 차이
글을 써 본 사람들은 누구든지 띄어쓰기에 관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것이다.그러면서도 글의 '완성도'란 측면에선 띄어쓰기가 차지하는 부분이 그리 크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이것이 아마도 띄어쓰기를 종종 무시하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가장 큰 것일 터이지만,거기에는 중요한 점이 하나 간과돼 있다. 띄어쓰기야말로 글에 신뢰성과 성실성을 입히는 기본 요소라는 점이다. 띄어쓰기는 글에 정교함을 더하는 작업이다. 뒤집어 말하면 띄어쓰기가 제대로 안 된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뭔가 미덥지 않은 느낌을 갖게 한다는 뜻이다.
띄어쓰기의 중요성은 모두 57개 항으로 구성된 한글 맞춤법 가운데 41~50항까지 10개 항을 차지하는 데서도 드러난다. 북한의 '조선말 규범집'은 아예 띄어쓰기를 '맞춤법'에서 분리해 단독 규범으로 갖고 있을 정도다.
가) 그이는 돈은 잘 버는데 건강이 좋지 않다.
나) 그이는 돈 버는 데 온통 정신이 팔려 있다.
두 문장에 쓰인 '버는데'와 '버는 데'를 구별할 수 있다면 일단 띄어쓰기에 감각이 있는 사람이다. '데'는 상황에 따라 윗말에 붙여 쓰기도 하고 띄어 쓰기도 하기 때문에 용법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우선 윗말에 붙여 써야 할 '데'.이것은 정확히는 '-ㄴ데'로서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에 붙는 어미이다. 어미이니까 당연히 붙여 쓴다. 그 의미는 '이어지는 뒷말을 끌어 내기 위해 어떤 전제를 베풀어 말하는 것'이다. 예문 가)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면 띄어 써야 할 '데'는 어떻게 다를까. 예문 나)에 쓰인 '데'는 '곳·장소, 일·것, 경우·상황'의 뜻을 나타내는 의존명사이다. 어미인 '-ㄴ데'와는 그 의미 기능이 확연히 다르다.
이제 다음 문장에 쓰인 '데'를 이런 기준에 따라 구별해 보자.
# 휴일인데 마땅히 갈 데가 없다.
'휴일인데'는 다음 말을 이끄는 전제이므로 어미 '-ㄴ데'이며,'갈 데'는 장소를 나타내는 의존명사 '데'이다. 여전히 문법적 기능이나 의미 구별이 잘 안 되는 사람은 한 가지 요령만 알고 있어도 된다. '데'의 자리에 '곳,것,경우' 등을 넣어 봐서 의미가 통하면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쓰면 된다.
2008/06/06 한국경제
-ㄴ데에 관한 풀이
"-ㄴ데"를 "-지만"으로 바꿀 수 있는 경우에는 붙여 쓰지만, 그외의 경우에는 모두 띄어쓴다.
[보기] 얼굴은 예쁜데 마음씨는 나쁘다.
가까운 데서 오다.('데'는 의존 명사)
머리 아픈 데 먹는 약.('데'는 의존 명사)
공부하는 데 힘쓰다. ('데'는 의존 명사)
데1【의존명사】
1.
ㄱ. 곳. 장소.
[예문] 너랑 어디 잠깐 들를 데가 있어.
ㄴ. 부분. 요소.
[예문] 사람은 이상한 데가 있어서 돈이 없으면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는다./이 글에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한 데가 없다.
2.
ㄱ. 일.
[예문] 언젠가는 내 소신을 펼 날이 올 것을 믿고, 나는 기능을 익히는 데만 힘을 기울였다.
ㄴ. 것. 사실.
[예문] 제가 아는 데까지 말씀 드리겠습니다./친구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남의 친구가 되는 데 있다./철기가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된 데에는 깊은 사연이 있었다./해 저무는 고향의 풍경은 비할 데가 없이 아름답다.
3. 경우. 상황.
[예문] 사회를 유지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질서가 필요하다.
-ㄴ/는 데다(가) [정도가 더 심해짐을 나타내어] (그러한) 상황에 더하여.
[예문] 그는 워낙 머리가 좋은 데다가 책벌레라고 하리만치 부지런하여 항상 일 등을 독차지했다./이 제품은 싼 데다가 질도 좋아 매우 잘 팔려요.
‘-는 데다가’는 동사의 어간과 ‘있다, 없다’의 어간 뒤에, ‘-ㄴ 데다가’는 받침 없는 형용사의 어간과 ‘이다’의 어간 뒤에, ‘-은 데다가’는 받침 있는 형용사의 어간 뒤에 쓰임.
출처 연세한국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