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2 「조사」
「1」 다른 것으로부터 제한하여 어느 것을 한정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아내는 웃기만 할 뿐 아무 말이 없다.
⸱하루 종일 잠만 잤더니 머리가 띵했다.
⸱모임에 그 사람만 참석했다.
⸱그렇게 고기만 먹으면 몸에 좋지 않아.
「2」 무엇을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그를 만나야만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어머니는 할아버님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고 말씀하셨다.
「3」 화자가 기대하는 마지막 선을 나타내는 보조사.
⸱열 장의 복권 중에서 하나만 당첨되어도 바랄 것이 없다.
「4」 ((‘하다’, ‘못하다’와 함께 쓰여)) 앞말이 나타내는 대상이나 내용 정도에 달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집채만 한 파도가 몰려온다.
⸱청군이 백군만 못하다.
⸱안 가느니만 못하다.
「5」 ((‘-어도, -으면’의 앞에 쓰여)) 어떤 것이 이루어지거나 어떤 상태가 되기 위한 조건을 나타내는 보조사.
⸱너무 피곤해서 눈만 감아도 잠이 올 것 같다.
⸱할아버지는 나만 보면 못마땅한 듯 얼굴을 찌푸리셨다.
만13 「조사」
‘마는’의 준말.
⸱먹고는 싶다만 돈이 없다.
⸱집에서 쉬겠다더니만 웬일로 나왔니?
⸱나이는 들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청춘이다.
50년 만에 만난 가족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 바다를 이루었다.
"몇 시간만 참으면 될 걸 왜 그리 법석을 떠느냐?"
"-만"이 조사일 때는 붙여 쓰고 그 외에는 띄어 쓴다.
[보기]
년만(年-) : 일 년만 기다려라.('만'은 조사)
년 만(年-) : 일 년 만에 돌아오다.('만'은 의존 명사)
닷새만 : 닷새만 기다려라.('만'은 조사)
닷새 만 : 닷새 만에 돌아오다.('만'은 의존 명사)
너만 와라. 짐승만도 못한.(조사)
오래간만에 가 보다.
사흘 만에 돌아오다.(의존명사)
만2【의존명사】 [시간을 나타내는 말 다음에 쓰이어] (시간이 얼마 동안) ‘지난 다음’의 뜻을 나타냄.
[예문] 몇 해 만에 찾아온 것인가?/십년 만에 모국에 갔었지요.
연세한국어사전
만1 「의존 명사」
((흔히 ‘만에’, ‘만이다’ 꼴로 쓰여))
「1」 ((시간이나 거리를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앞말이 가리키는 동안이나 거리’를 나타내는 말.
⸱십 년 만의 귀국.
⸱친구가 도착한 지 두 시간 만에 떠났다.
⸱그때 이후 삼 년 만이다.
⸱도대체 이게 얼마 만인가.
⸱달리기 시작한 지 1km 만에 다리에 힘이 빠졌다.
「2」 ((횟수를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앞말이 가리키는 횟수를 끝으로’의 뜻을 나타내는 말.
⸱나는 세 번 만에 그 시험에 합격했다.
⸱그와 결혼을 결심한 것은 만난 지 다섯 번 만이다.
⸱선비는 몇 번 만에 겨우 일어났다.≪강경애, 인간문제≫
만2 「의존 명사」
부표제어 만-하다
「1」 앞말이 뜻하는 동작이나 행동에 타당한 이유가 있음을 나타내는 말.
⸱그가 화를 낼 만도 하다.
⸱듣고 보니 좋아할 만은 한 이야기이다.
「2」 앞말이 뜻하는 동작이나 행동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말.
⸱그냥 모르는 척 살 만도 한데 말이야.
⸱그가 그러는 것도 이해할 만은 하다.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3년만'과 '3년 만에'는 의미가 달라요
글쓰기에서 띄어쓰기는 종종 ‘사소한 것’으로 치부돼 소홀히 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띄어쓰기는 글을 얼마나 성의 있게 썼는지를 보는 척도가 되곤 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글쓰기의 기본으로 받아들여지는 셈이다.
‘한정’ 의미는 조사, ‘동안’ 의미라면 의존명사
의존명사와 조사로 쓰이는 ‘만’도 어려워하는 용법 중 하나다. 하지만 각각의 쓰임새가 분명히 달라 구별하는 게 어렵지 않다. 우선 ‘만’이 수량명사 뒤에 와서 시간의 경과를 나타낼 때가 있다. 이때는 의존명사다. “신제품은 개발에 들어간 지 3년 만에 만들어졌다.” 지난 호에서 살핀 의존명사 ‘지’와 어울려 ‘~한 지 ~만에’ 꼴로 많이 쓰인다. 둘 다 ‘시간의 경과, 동안’을 나타낸다. 이 ‘만’은 언제나 시간이나 횟수를 나타내는 수량명사 뒤에 온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알아보기 쉽다. “30분 만에 보고서를 썼다”, “세 번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 식으로 쓰인다.
조사(정확히는 보조사) ‘만’은 쓰임새가 전혀 다르다. “그 사람만 왔다.” “놀기만 한다.” “이것은 저것만 못하다.” 이런 데 쓰인 ‘만’은 모두 무엇을 강조하거나 어느 것에 한정하거나 비교하는 의미를 나타낸다. 이때는 ‘만’이 조사이므로 늘 윗말에 붙여 쓴다. 같은 ‘만’이지만 “3년 만에 만났다”와 “3년만 기다려라”의 띄어쓰기가 다른 이유다.
이제 응용을 해보자. ①집채만 한 파도. ②집채만한 파도. ③집채 만한 파도. 세 가지 띄어쓰기 가운데 맞는 것은 ①번이다. 조사 ‘만’의 용법 중 하나다. ‘~만 하다/못하다’꼴로 쓰여 앞에서 말하는 정도에 달함을 뜻한다. “형만 한 아우 없다”처럼 체언 뒤에 붙는다는 형태적 특성이 있다. 이 용법은 보조용언 ‘만하다’와 비슷한 꼴이라 주의해야 한다. ‘만하다’는 앞에서 말하는 만큼의 가치가 있음을 나타낸다. “주목할 만한 성과/참을 만하다”처럼 쓰인다. 본용언 뒤에서 ‘-ㄹ 만하다(활용형: -ㄹ 만한)’ 구성으로 쓰인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구별하기 편하다.
‘~할 듯하다’는 띄는 게 원칙이지만 붙여 써도 돼
수많은 보조용언의 용법도 띄어쓰기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보조용언은 본용언과 어울려 구(句)의 구조를 이루는 것이므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일부는 붙여 쓰는 것도 허용했다. 그 경우는 딱 두 가지다.
첫째, 본용언의 ‘-아/어’ 활용형에 보조용언이 붙는 경우다. 예컨대 ‘불이 꺼져 간다’ 해도 되고 ‘~꺼져간다’라고 붙여 써도 된다. 이외 자주 쓰이는 보조용언의 사례로는 ‘가지다(책을 사가지고 왔다), 내다(이겨내다), 놓다(전세 끼고 집을 사놓았다), 대다(자꾸 먹어댄다), 드리다(보여드리다), 바치다(일러바치다), 버리다(찢어버리다), 보다(읽어보아라), 빠지다(낡아빠진 사회주의 사상), 오다(날이 밝아온다), 주다(그 애를 때려주었다), 치우다(밥을 먹어치우다) 등이 있다. 모두 ‘-아/-어’ 뒤에 연결되는 보조용언들이다. 이들은 단어끼리 어울린 말(‘본용언+보조용언’ 구성)인데, 어떤 것은 합성어라 붙여 쓰고 어떤 말은 그렇지 않아 띄어 써야 하는 등 구별 자체가 쉽지 않아 완충규정으로 도입된 것이다.
둘째 ‘만하다’의 경우처럼 ‘용언의 관형형+듯하다/법하다/양하다/뻔하다/성싶다/척하다/체하다’ 꼴로 된 말도 띄어 쓰는 게 원칙이되, 붙여 쓰는 것도 허용했다. 따라서 ‘비가 올 듯하다’와 ‘~올듯하다’가 모두 가능하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보조용언은 본용언의 관형사형(‘-ㄹ/는’)으로 수식을 받는 구성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http://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