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음악이 다시금 조명받으면서 독일 음악의 조종祖宗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은 적어도 그의 사후 8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에나 가능했다. 그 지점에서 빈번히 거론되는 인물이 작곡자이자 지휘자인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Bartholdy(1809-1847)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떠올릴 음악가가 있다. 바로 멘델스존의 스승이었던 카를 프리드리히 첼터Karl Friedrich Zelter(1758-1832)라는 인물이다. 그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활약해던 작곡가이자 지휘자, 음악 교육가였으며, 베를린을 근거지로 활약했던 북독일 악파의 중심인물이었다. 게다가 열렬한 바흐 신봉자였다. 멘델스존이 바흐를 배운 것은 바로 그에게서였다. 멘델스존이 1829년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베를린에서 지휘해 세상에 첫선을 보였던 것은 결국 그의 영향이라고 봐야겠다. 그리하여 그해 3월 11일 멘델스존의 지휘로 열렸던 <마태 수난곡> 연주회. 베를린의 귀족과 지식인들에게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던 이 연주회는 먼지 속에 묻혀 있던 바흐의 부활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멘델스존의 스승이었던 첼터는 문학가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의 친구였다. 그냥 친구가 아니라 둘도 없이 가까운 사이였다. 괴테가 바흐의 음악에 눈 뜬 것도 바로 이 신뢰하는 친구 덕택이었다. 알려져 있다시피 괴테는 음악에 문외한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이 지점에서 잠시, 괴테가 생전에 많은 음악가들과 교류했으며 바이마르 궁정극장에서 27년간이나 극장장을 지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그런 괴테조차도 바흐에 대해서는 도통 몰랐다. 괴테가 태어났을 때 바흐는 이미 저세상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까맣게 잊힌 존재였던 까닭이다. 첼터는 그런 친구에게 바흐를 알렸다. 그가 괴테에게 보낸 편지에는 바흐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초지일관 묻어난다.
그는 창공처럼 항상 존재하나 붙잡을 수 없다네. 바흐는 가장 위대한 음악 이론가에 해당하네. (......) 그는 교회 봉사자로서 오직 교회를 위해 작곡했지만 사람들이 교회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작곡하지 않았다네. (......) 바흐 음악의 근본 요소는 고독이라네. (......) 그렇게 그는 고립되고 고독을 느끼고, 마르지 않는 강이 무한한 대양으로 흘러들어갈 때까지 서서히 파고들어 온다네. (......) 이 라이프치히 성가대의 지휘자 겸 오르간 연주자는 신의 출현이네. 분명하나, 그럼에도 설명할 수 없는. (1827년 괴테에게 보낸 편지, 이창복 『문학과 음악의 황홀한 만남』에서 재인용) "(29-31쪽)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문학수, 돌베개, 2013)
▲ 카를 프리드리히 첼터Karl Friedrich Zelter(1758-1832) : 북독일 악파의 중심인물이었던 프르드리히 첼터는 모차르트와 비슷한 연배의 음악가다. 바흐 음악의 열렬한 신봉자였으며, 멘델스존 남매와 작곡가 마이어베어의 스승이기도 했다.
루돌프 부흐빈더Rudolf Buchbinder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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