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음악학자 포르켈J. N. Forkel(1749-1818)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1802년 『바흐의 생애와 예술, 그리고 작품』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것은 바흐의 첫 번째 전기이며, 서양음악사를 통틀어 첫 번째 음악가 평전으로 기록되는 책이다. 한국에서도 2005년 한양대 음대 강해근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됐다. 바흐의 걸작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얽힌 유명한 일화, 잠을 못 이루는 카이저링크 백작의 '수면 촉진'을 위해 이 곡을 썼다는 이야기도 바로 이 책에 등장한다. 포르켈은 바흐의 제자인 골드베르크가 연주는 잘했지만 작곡에는 별 재주가 없었던 사람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골드베르크는 백작의 집에 상주하는 건반 연주자였다. 백작은 "잠 못 이루는 밤에 들을 수 있는 온화하면서도 생기 있는 곡"을 써달라고 바흐에게 의뢰했고, 골드베르크는 이 곡을 '백작의 자장가'로 연주했다고 전해진다.
헌데 이 책에는 불편한 측면들이 적지 않다. 당대의 시대정신이었던 '근대적 국민국가의 구성'이라는 이념을 곳곳에서 내비치기 때문이다. 서문에서부터 "조국을 위한 공헌", "애국적 사업", "독일과 다른 나라들의 모든 예술가들을 통틀어 제1인자인 바흐"를 운운하면서 우상화의 시도를 드러낸다. 어쩌면 그것은 포르켈 개인의 의지라기보다 당대 이념의 자발적 수용이라고 해야겠다. 결국 이 책에서부터, 바흐를 '독일 음악의 아버지'로 자리매김하는 역사가 시작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바흐에 대한 신격화는 이런 문장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다. "나에게 바흐는 이미 인간이 아니라 현세적인 것을 초월한, 진정 정화된 영혼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그런 이데올로기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바흐를 이해하는 대단히 주요한 단서다. 다시 말하거니와, 이 책은 친구 에르트만에게 보낸 몇 통의 편지를 제외하고는 자신에 대한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은 음악가 바흐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정리해낸 1차적 자료다." (34-35쪽)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문학수, 돌베개, 2013)
요한 니콜라우스 포르켈Johann Nikolaus Forkel(1749-1818) : 독일의 음악학자 포르켈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 걸쳐 활동했다. 바흐의 두 아들의 증언을 토대로 삼은 『바흐의 생애와 예술, 그리고 작품』은 바흐에 관한 최초의 전기로 기록돼 있다. (34쪽)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문학수, 돌베개, 2013)
루돌프 부흐빈더Rudolf Buchbinder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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