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가문에서 이끌었던 궁정악단은 고작 25명 안팎의 소규모 편성이었지만, 런던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오케스트라는 60명 이상으로 이뤄진 대규모 악단이었다. 그것은 하이든에게 분명 욕심나는 대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것뿐이었을까? 당시 하이든은 흥행업자 잘로몬으로부터 한 해에 5,000굴덴이라는 거금을 보장받은 상태였다. 물론 그것이 오늘날의 화폐 가치로 과연 얼마쯤인가를 정확히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당시 교사의 연봉이 500 굴덴이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해볼 필요는 있겠다. 어느 시대에나 교사라는 직종은 그 사회에서 대략 중간 정도의 수익을 보장받아온 계층이라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경제적 평균치'라고 봐도 크게 무리는 없겠다. 거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부악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의 연봉은 400굴덴이었다. 말하자면 그로부터 30년 후, 하이든은 적어도 10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받게 된 셈이다. 그런 까닭에 하이든이 약간의 흥분 상태가 됐다고 해도 크게 흉볼 일은 아니다. 실제로 하이든은 그랬던 것 같다.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시의 심경을 이렇게 털어놨다. "의심 없는 자유가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 맛보고 말았다네. 나는 훌륭한 군주를 섬겼지만 천박한 정신들에 의해 좌우됐고 구원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살았다네. 이제야 나는 방법을 찾았다네."
결국 하이든은 1791년 새해 두 번째 날 런던에 발을 디뎠고 잘로몬의 요청에 따라 12곡의 교향곡을 작곡해 초연했다. 교향곡 93번부터 104번까지다. 이른바 '잘로몬 교향곡' 혹은 '런던 교향곡'으로 불리는 일련의 작품들이다.(56-57쪽)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문학수, 돌베개, 2013)
루돌프 부흐빈더Rudolf Buchbinder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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