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는→그러고는
“‘할 수 있다, 잘 될 것이다’고 결심하라. 그리고 나서 방법을 찾아라.” 긍정의 힘을 믿고 행하라는 링컨의 말이다.
이 글귀를 옮길 때 흔히 ‘그리고 나서’란 말을 사용하지만 어법엔 맞지 않는 표현이다. ‘그러고 나서’로 바뤄야 한다.
‘그리고 나서’는 접속부사 ‘그리고’ 뒤에 ‘나다’란 동사를 활용해 쓴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나다’ 앞엔 동사가 와야 한다. ‘나다’는 동사 뒤에서 ‘-고 나다’의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끝났음을 나타내는 보조동사다.
의미상 ‘나다’ 앞에 ‘그리다’(임/그림을 그리다)란 동사가 왔다고 보기도 힘들므로 ‘그리고 나서’로 사용하는 건 적절치 않다. 동사 ‘그리하다’의 준말인 ‘그러다’에 어미 ‘-고’와 ‘나다’의 활용형인 ‘나서’가 연결된 말인 ‘그러고 나서’를 써야 ‘그렇게 하고 나서’란 뜻을 지닌 올바른 표현이 된다.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고는’이란 의미로 쓰는 ‘그리고는’도 잘못된 표현이다. “분명 약속했잖아. 그리고는 이제 와 딴소리야?”처럼 사용해선 안 된다. 접속부사는 단독으로 쓰이므로 ‘그리고’ 뒤에 조사가 올 수 없다. ‘그리하고’가 줄어든 ‘그러고’에 강조의 뜻을 더하는 보조사 ‘-는’이 결합한 ‘그러고는’으로 고쳐야 맞다.
출처 우리말 배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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