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라흐마니노프 '악흥의 순간' 여섯 : 니콜라이 루간스키 - 안녕, 낭만적으로 인사하고우리는 고전적으로 헤어진다 : 박정대

들꽃 호아저씨 2024. 7. 1. 20:11

 

 

안녕, 낭만적으로 인사하고

우리는 고전적으로 헤어진다 

                                             - 박정대

 

 

  한때 모든 노래는 사랑이었다

  한때 모든 노래는 혁명이었다

  모든 노래는 사랑에서 발원하여 혁명으로 가는 급행열차였다

  반짝이는 차창의 불빛조차도 일종의 혁명을 닮아 있었다

  나는 그리움의 힘으로 마시고

  설움의 목울대로 노래하였으나

  그 어떤 것도 세상을 위한 복무는 아니었다

  내가 떠나온 그 무엇을 위해서도 복무하지 않았다

  나는 오로지 나를 위해 복무했으니

  오 미천하고 비루했던 사랑이여

  나는 이제 이 별에서의 혁명을 꿈꾸지 않는다

  나는 이제 이 별에서의 이별을 생각하지 않는다

  삶은 다른 곳에 있고

  나는 여전히 이 행성의 삶에 속하지 않으니

  나는 이제 내 작은 숲으로 가야겠다

  그곳에서 빛의 음악을 들으며

  햇살의 은빛 파도를 서핑하려니

  이것은 눈 속을 여행하는 오랑캐의 말

  그것은 어떤 저항의 멜랑콜리

  저것은 끊임없이 이 거리로 착륙해오는 차갑고도 뜨거운 불멸의 반가사유

- 『눈 속을 여행하는 오랑캐의 말』(박정대, 달아실, 2023, 16~17쪽)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 (1873-1943)

'악흥의 순간' 여섯Six moments musicaux, Op. 16 (1896)

.Andantino in B-flat minor

.Allegro in E-flat minor

.Andante cantabile in B minor

.Presto in E minor

.Adagio sostenuto in D-flat major

.Maestoso in C major

 

니콜라이 루간스키Nikolai Lugansky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RI-m3Z3YhgY&t=267s

니콜라이 루간스키 Nikolai Lugansky  피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