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벗이여 해방이 온다” : 김세진 열사(1965-1986)

들꽃 호아저씨 2021. 11. 2. 06:45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 김세진 열사(1965-1986) : 1986년 4월 28일 전방입소 결사반대 및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분신, 1986년 5월 3일 운명하였다

 

 

그대 눈부신 아침 햇살로 / 양성우

                     - 고 김세진 열사를 위하여

 

그대 부르는 끝없는 흐느낌에 드디어 허공을 날으는 돌이 되고

이제는 밤을 세워 피울음 우는 뭇사람 허허벌판

이 거친 바다에

그 빛나는 큰 넋으로 횃불이 되어 천리만리 비추는 이

그대 부르는 끝없는 흐느낌에 드디어

참으로 눈을 뜨고 너나 나나 고스란히

그대 그리움에 비로소 죽고

또 다시 물결처럼 일어서서 하늘 땅 덮는 바람으로

혹은 밤새 내리는 굵은 빗줄기로 저 어둠의 피묻은 벽

잠잠한 떼무덤들 위에 온 몸으로 나란히 부딪치리라

날이면 날마다 지친 몸으로 먼길을 가고

이 비탈에 죽지 못해 억지로 사는

그렇지만 오직 하나 내일을 믿고 시퍼런 풀잎으로

바람 앞에 수시로 눕는 뭇사람의 이름 위에 

큰 이름으로 그대 영원히 사는 이여

지금도 이 깊은 늪

낭떠러지에서 남의 손에 거듭하여

죽고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슬픔 꿈 위에 영원히 사는 넋이여

그대 지천으로 쌓이는 검은 재 위에

눈부신 아침햇살로 구비구비 내리는 숨결이여 

모든 부끄러움의 해묵은 역사의 껍질들 다 태우는

그대의 그 불길 하나로 이 나라의 마지막 어둠이 한 순간에 걷히고

죽으나 사나 한결같이 이어지리 쫓기는 이들

모조리 그 뜨거운 가슴으로 돌아와 끝날까지

그대의 큰 이름을 소리 높여 부르리라 입을 모아

소리 높여 부르리라 사랑하는 이여. 

 

-<아름다운 청년 김세진 이재호>(2007, 한울, 김세진 이재호 기념사업회 엮음)

 

* 이재호 열사(1964-1986) :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1986년 4월 28일 전방입소 결사반대 및 반전반핵 양키고흠을 외치며 분신, 1986년 5월 26일 한강성심병원에서 운명하였다.

 

 

 

▲ 김세진 열사(1965-1986)가 부모님께 남긴 마지막 편지(가운데) / 김세진 열사 장례식

 

 

김세진 열사가 부모님께 남긴 마지막 편지

 

(···) 대학에 들어와 저는 인간과 세계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눈 앞에서 개 패듯이 끌려가는 선배와 동료들을 바라보며 우리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고민으로 밤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알았습니다. 이 땅의 가난의 원흉은, 뼈아픈 분단의 창출자는, 압살되는 자유의 원인은 바로 이 땅을 억압하고 자신들의 대소 군사기지화, 식민지화시킨 미 제국주의이며 그 대리통치 세력인 군사파쇼라는 것을. 저의 대학 생활은 인간의 해방과 민중의 그리고 민족의 해방을 위한 끊임없는 고민의 과정이었으며 그것의 쟁취를 위한 투쟁의 과정이었습니다. 광주에서의 2천명의 학살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군사 지휘권을 가진 미국이 병력 이동을 허락하지 않았으면 파쇼는 결코 공수부대를 투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 돌이켜보면 아주 피곤하고 힘들고 바쁘게 보낸 32개월 여의 대학생활이었지만 저는 저의 기득권이 포기되고 구속이 되더라도 조금도 후회스럽지 않습니다. 이 땅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교도소 안에서도 고민하고 나와서도 변혁해방운동에 이 몸을 바칠 것입니다. 충격이 크시겠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아주 여유있는 마음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 일을 주도하면서도 아주 열심히 싸울 것이고 성실히 고민할 것입니다(···)

 

86426일 세진 올림

 

 

 

https://www.youtube.com/watch?v=2WQeQbCnIqI

 

 

벗이여 해방이 온다 / 이성지 지음,  윤선애 노래

        - 고 김세진.이재호 열사에게

                   

그날은 오리라, 자유의 넋으로 살아.

벗이여 고이 가소서, 그대 뒤를 따르리니.

그날은 오리라, 해방으로 물결 춤추는

벗이여 고이 가소서, 투쟁으로 함께 하리니.

그대 타는 불길로, 그대 노여움으로

반역의 어두움 뒤집어 새날 새날을 여는구나

그날은 오리라, 가자 이제 생명을 걸고.

벗이여 새날이 온다, 벗이여 해방이 온다.

 

* 이성지 : 음악가로 본명이 이창학으로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 출신이다. 그가 김세진 이재호 열사를 기리며 지은 노래 '벗이여 해방이 온다'는 80년대 가장 많이 불린 민중 가요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