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 김수경 열사(1972-1990) : 1990년 6월, 당시 대구 경화여고 고3 학생이었던 김수경 열사는 전교조 교사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아 유서를 남기고 1990년 6월 5일 밤 10시 25분에 영남대 인문관 4층 옥상에서 투신, 운명하였다.
선생님 께
선생님! 먼저 이런 글을 올리게 될 수밖에 없었던 절 용서부터 해주세요.
뭘 어떻게 써야 할지 타고 오는 버스 속에서 한참을 생각했는데 결국 남는 건, 제게 남는 건 눈물밖에 없습니다.
아마, 이 편지가 도착할 때 쯤이면 아마 전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그때 잠깐 엄마와 담임 선생님과의 대면이 있었는데 그 틈을 이용해 은남이 선거 때 찬조연설헀던 얘기, 학교에서 주시하는 인물이라는 등 써클에 가입이 되어 있니 어쩌니 저쩌니 하는 식으로 얘기(고자질)을 했었던가봐요. (…) 그 다음날 전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 꼴을 하고는 진학실로 갔습니다.
앉자마자 대뜸 묻는 얘기 ‘무슨 생각을 하느냐’, ‘자주 만나는 선배얘기 뭐냐’, ‘전교조 선생님이 어쩌고 저쩌고’ 국사시간마다 눈은 제가 앉아있는 분단 쪽을 향했고 분단 아이들이 당황했어요.
선생님! 제가 작년에 전교조를 지지했던 것도 사실이었고 그런 선생님을 더 좋아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 하나만으로 제가 학교다니기가 불편하다면 아니 고통스럽다면 이미 그곳은 학교가 아닙니다.
오늘 청소시간에 자신의 말을 무시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따귀를 맞고 모든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습니다.
서진교! 그 사람은 제게 반항적인 행동을 보였느니 순종이 좋지 않느니 그러다가 퇴학이 어쩌니 저쩌니 앞으로 사회생활이 어쩌니 저쩌니 그러곤 자신이 너무 했었다고---- 아무 감정이 없었다고---- 확실히 전 학교가 주시하고 있는 주요인물이었습니다.
그게 너무 서럽고---- 더러운 세상(죄송합니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두들 제가 걸려들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았습니다. 이제 왜 제가 죽으려고 하는지 아시겠습니까?
처음엔 아무런 글귀 하나도 남겨 놓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 제가 죽은 후 세상은 절 성적 때문에 비관자살을 헀노라고 그렇게 왜곡되는게 싫어서였습니다.
이런 제자 둔 것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시구요.
건강하세요.
전교조를 지지했던 게 죄가 된다면 법정에서 떳떳이 죄값을 받고 싶습니다.
p.s. 선생님 사랑합니다. 90. 6. 5. 수경올림
- 김수경 열사가 1990년 6월 당시 대구 경화여고 최진열(김수경 열사 고2 담임) 교사에게 남긴 글에서
*서진교 : 1990년 6월, 당시 대구 경화여고 체육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