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 심광보 열사(1972-1990) : 1990년 9월 7일 오후 2시 20분, 충주시 성서동 한 건물 3층 옥상에서 ‘참교육 실현을 소망한다.’는 내용의 ‘전교조 선생님께 드리는 글’ 과 유서를 남기고 분신 후 투신, 9월 8일 운명하였다.
전교조 선생님께 드리는 글
이렇게 깊은 인연이 또 있을까요.
작년 구월께였을 겁니다.
작고 후미진 그런 사무실이 이젠 제법 자리를 잘 찾아 잡았네요.
벌써 일 년이란 세월동안 선생님들과 정을 나누더니만 부랴부랴 떠나게 되었군요.
너무 상심해 마십시오. 오히려 세상에 흘릴 눈물이 부족하리라 봅니다.
참교육 그날을 보고 싶은 마음 저 도도히 흐르는 남한강보다 더 깊이 깊이 설레입니다.
나라꼴이 어찌 되려고 인간을 인간답게 가르치려는 뜻을 이다지도 모른 체 합니까?
허나 국민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용기를 내어 이겨 가십시오.
어느덧 무덥고 긴 여름이 갔네요. 그리고 서늘한 바람을 몰고 가을이 왔고요.
그래요. 어둠이 가고 빛이 올 때라 봅니다.
아, 눈부신 햇살이여. 우리들의 희망찬 날이여.
선생님, 할 만큼 후퇴했습니다. 할만치 침묵했습니다.
자, 끊어버리십시오. 억압의 사슬을. 무너뜨려요. 갈라짐의 장벽을. 거두어 들여요. 쭉정이를.
참교육 안고 돌아라, 바람아. 바람아. 한반도를 휘휘 불어가라.
오라.
오라.
참교육 안은 바람이여!
1990. 9. 6.
- 심광보 열사가 분신 하루 전 전교조 선생님께 드리는 글
사람사랑 친구들에게
사람사랑 친구여.
나 이제 떠나네.
무슨 말을 더 하나, 다만 서로 하나가 되어야 하네
그래야 ‘큰 힘’ 앞에서 흔들리거나 꺾이지 않을 거라네.
‘참교육’. 난 말일세, 이처럼 소중한 선물을 받은 게 너무 기쁘다네,
생일 선물보다도 더 희열이 넘치네.
함께 한 지난 날 들을 죽어도 잊지를 못할 걸세.
나의 삶. 우리들의 삶을 바꿔준 서로의 만남을 어찌 잊을 수 있겠나.
가을은 가을이로군.
안녕히.
1990. 9. 6.
- 심광보 열사가 분신 하루 전 친구들에게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