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6월, 민주를 향한 젊은이의 외침” : 김중배 열사(1945-1965)

들꽃 호아저씨 2022. 6. 8. 09:01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김중배 열사(1945-1965)

 김중배 열사(1945-1965) : 1965년 4월 13일 동국대학교 농림대학 농학과 2학년 재학중 굴욕적인 한일회담반대와 평화선 사수를 위한 항의 시위를 하다 경찰의 곤봉에 머리를 맞아 두개골 골절로 4월 15일 운명하였다.(ⓒ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시위 도중 경찰의 곤봉에 맞아 사망한 김중배 열사의 위령제를 마치고 교정을 나서는 학생들. 출처 : 동대신문(오른쪽) / 동국대생 김중배 사망을 보도한 <동아일보> 1965년 4월 16일 자 3면 갈무리.(왼쪽)

 

 

김중배 열사 추모글

 

 

김중배 열사 동지 영령께 올립니다

 

열사 영전에 말씀 올리기에 앞서 삼가 용서를 구합니다.

 

저는 생전 열사와 만나 인사 나눌 기회가 없었습니다. 19654, 우리가 한참 한일협정 체결의 마지막 단계에서 협정의 문제점을 성토하던 무렵, 열사의 놀라운 참변 소식을 듣고 망연하고 통분해 하면서도 슬픔과 의미를 새기기에, 우리 또한 고된 투쟁의 와중에 있었고, 그 뒤 우리 세대 특히 6.3학생운동 참여자들이 겪은 박해와 고된 일상에 쫓기느라 변변한 추모행사를 갖추지도 못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6.3동지인 박동인 등 동국대 출신들로부터 동국대 구내에 열사의 흉상을 마련했다는 소식을 듣고 작은 위로를 삼았을 뿐입니다.

 

열사께서 호국의 혼이 되신지 어언 57년이 지나 많은 동지들이 유명을 달리하기도 하고 이제는 70을 훨씬 넘었습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많은 성취를 이룬 동지도 있고 열심히 나라와 세상에 기여한 많은 동지들이 있습니다만, 열사의 고귀한 희생에 값하는 추모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용서를 빕니다.

 

열사께서 앞장서신 우리의 투쟁은 한일굴욕협정을 막는 데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투쟁은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성찰의 기회를 갖게 했고, 우리 정부는 한일협상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이용했습니다. 이후 청구권 자금의 운용 등에 긴장과 경각심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오늘날 생각 짧은 이들이 포항제철 등의 건설에 청구권자금이 종잣돈이 되었다고 합니다만, 열사께서 앞장서신 거국적 항의가 있었기에 당시의 문란한 정치자금 운용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감시 속에서 정부 또한 긴장하여 청구권 자금을 운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한일협정의 많은 문제점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여 오늘날까지 정상적 한일관계의 장애로 남아있습니다. 기본조약 2조의 한일 과거 조약의 무효에 대하여 명쾌히 정의하지 못하여 일본침략의 불법성에 대하여 일본 정부는 지금도 애매한 주장과 모호한 반성의 둔사(遁辭)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종군위안부, 강제징용자 문제 등 많은 문제의 근원이 우리가 바로잡고자 했던 바를 성취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양식 있는 여론은 우리들이 주장했던 바, 한일합방의 원천적 불법 무효에 동의하고 일본 정부도 한국 측 해석에 따라야한다고 주장합니다. 미래의 건강한 한일관계를 위하여는 우리 주장의 정당성이 관철되어야 함을 지금도 확인합니다.

 

열사가 앞장서신 우리 6.3 세대의 1964, 1965년 투쟁은 국내 정치에서도 정권의 독재화를 막는 소금이 되었고, 민주화운동의 원천이 되어 민주주의 위기 때마다 국민과 청년 학생을 궐기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우리는 믿습니다. 법률로도 6.3운동은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열사이시어, 우리 대한민국은 경제적 선진국반열에 진입하고, 정치적 민주화는 아직도 많은 과제를 안고 있지만 한중일 3국 가운데 제도적으로는 가장 앞섰다고 볼 수 있고 여기에는 열사의 고귀한 희생이 바탕으로 기여했습니다.

 

열사이시어, 하늘에서라도 위안 삼으시기를 빕니다. 우리 동지들도 내세에 곧 해후할 것입니다. 멀지 않아 다시 조국과 후손을 위한 우리의 기도를 모을 것을 기약합시다.

 

202263

동지들을 대표하여 김도현 올림

 

*김도현 :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 61학번

출처 : 프레시안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60215234559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