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614. 갈려고(?)
다음 중 바른 표현을 고르시오.
㉠갈려고 ㉡할려고 ㉣볼려고 ㉤만들려고
"저녁에 송년 모임에 갈려고 한다." "오늘은 일찍 좀 출발할려고 한다." 이처럼 어떤 행동을 할 의도나 욕망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낼 때 '-ㄹ려고'를 붙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ㄹ려고'는 없는 형태다. 'ㄹ'을 빼고 그냥 '-(으)려고'(연결어미)로 해야 한다.
"송년 모임에 가려고 한다" "일찍 좀 출발하려고 한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보려고 한다"가 옳은 표현이다.
'만들려고'가 다른 것을 헷갈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만들려고'(만들+려고)는 원래부터 '만들다'의 어간 '만들'에 'ㄹ'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따라서 정답은 ㉤이다.
원래부터 'ㄹ'받침이 있어 '만들려고'와 같은 형태가 되는 것으로는 '알려고' '팔려고' '아물려고' '기울려고' 등이 있다.
헷갈릴 때는 기본형(가다, 하다, 보다, 만들다)을 따져 보고, 어간에 '(으)려고'를 그대로 붙이면 된다.
2005/12/12 중앙일보
갈려고 (×)→ 가려고 (○) 갈려면 (×) → 가려면 (○)
아래 예에서 “갈려고, 갈려면”은 불필요하게 ‘ㄹ’ 소리가 더해진 것이다. 흔히 이와 같이 듣고 말하다 보니 그것이 잘못인 줄 모르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 이 말들은 ‘가+려고, 가+려면’처럼 동사 어간 ‘가-’와 어미 ‘-려고, -려면’이 결합한 것이다. 그러므로 ‘ㄹ’ 소리가 끼어들 이유가 없다.
곧 갈려고 했다 (×) → 가려고(○)
갈려면 지금 가라 (×) → 가려면(○)
이제 아래의 밑줄 친 말들은 잘못이며 모두 오른쪽처럼 써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지자체에서 습지보호 프로젝트를 추진할려고 한다 (×) → 추진하려고 (○)
어떡하든 장벽을 넘을려고 했다 (×) → 넘으려고 (○)
뜻을 펼칠려면 넓은 데로 나아가야 한다 (×) → 펼치려면 (○)
안건이 통과될려면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 (×) → 통과되려면 (○)
당연한 것이지만 ‘울다, 살다, 만들다’처럼 원래부터 동사가 ‘ㄹ’음을 가진 것들은 ‘울려고/울려면, 살려고/살려면, 만들려고/만들려면’처럼 쓴다.
[허철구 창원대 국문학과 교수]
2007/05/30 조선일보
-려고
「어미」
1 ((받침 없는 동사 어간, ‘ㄹ’ 받침인 동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1」 어떤 행동을 할 의도나 욕망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내일은 일찍 일어나려고 한다.
⸱너는 여기서 살려고 생각했니?
⸱집을 마련하려고 저축을 한다.
⸱일찍 떠나려고 미리 준비를 해 두었다.
「2」 곧 일어날 움직임이나 상태의 변화를 나타내는 연결 어미.
⸱하늘을 보니 곧 비가 쏟아지려고 할 태세다.
⸱차가 막 출발하려고 한다.
2 ((‘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 ‘ㄹ’ 받침인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주어진 사태에 대하여 의심과 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아무려면 싸우기야 하려고.
⸱설마 그렇게 좋은 것을 버리려고?
⸱설마 가구가 방보다 크려고?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