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문어(文漁)는 물고기 치고는 품격있게 ‘글월 문文’ 자를 이름으로 달고 있다.’ ⟶ ‘치고’와 ‘치고는’

들꽃 호아저씨 2022. 7. 8. 14:01

 

 

[바른말 광] 실수투성이 신문들

 

지난주의 실수와 착각 이야기가 재미있었는지, 몇 분이 "사례가 더 있느냐"고 물으셨다. 물론 더 있다. 그것도 아주 많다. 마음먹고 들여다보면 신문이 실수투성이라는 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교열을 홀대한 결과다. 그 탓에 신문들은 '2013''2103', '가계부채 1000조 원''100조 원'으로 찍어 내기도 한다. 오늘은 이렇게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실수들만 소개한다.

 

'원래 ()제목은 '토마토만 자를 수 있으면 음식점 할 수 있고, 병따개만 딸 줄 알면 술집 할 수 있다'이다.'

 

우노 다카시의 <장사의 신> 서평 기사인데, '병따개''병뚜껑'의 잘못이다.

 

<"여태 부산에 실내테니장이 없었다고?">

 

어느 신문 제목인데, '테니스장'을 그만 '테니장'으로 쓰고 말았다.

 

<넉넉한 인심·천혜 자원 '貴農 최적지'>

 

같은 신문 제목인데, '貴農(귀농)''歸農'의 잘못이다.

 

'문어(文漁)는 물고기 치고는 품격있게 '글월 문' 자를 이름으로 달고 있다.'

 

이 기사에서도 한자를 잘못 썼다. ''는 고기 잡는다는 뜻이니 '文魚'라야 제대로 '문어'가 된다. 자신 없으면 한자는 쓰지 않는 게 좋다.

 

'야권 후보와 새누리당 하태경 후보 등은 시국사건과 관련한 수형 생활로 인해 병역을 면죄받았다.'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어느 신문에 실린 기사. 물론, '병역 면죄'가 아니라 '병역 면제'.

 

'백낙청은무식하다.리영희는깡통 저널리스트에 불과하다.백낙청은내가 '깡통 빨갱이'라고 매도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으로 알라! 마르크스는 읽었는가? '자본론'은 읽었는가? '경제학·철학 본고'?'

 

며칠 전 어느 신문에 실린 김지하의 글이다.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치던 시인이 썼다기에는 좀 민망하다 싶게 품위라고는 없는 글이지만, 실수 하나는 빛나게 박혀 있다. '경제학·철학 본고''경제학·철학 수고(手稿)'의 잘못인 것.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김지하가 원고를 잘못 썼거나, 갈겨쓴 원고에 한자로 ''라 돼 있는 것을 신문사에서 ''으로 잘못 봤거나. 물론 어느 쪽이든 책임은 신문사에 있다.

 

이진원 기자 jinwoni@

 

 

 

 

치고 조사

 

((체언 뒤에 붙어))

 

1그 전체가 예외 없이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흔히 부정을 뜻하는 말이 뒤따른다.

 

남의 목숨 초개처럼 아는 사람치고 제 목숨은 천금처럼 알고 떨지 않는 사람 없다더니.박완서, 미망

 

2그중에서는 예외적으로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겨울 날씨치고 따뜻하다.

 

 

 

치고-조사

 

1치고에 보조사 이 결합한 말.

 

새끼치고는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

 

2치고에 보조사 이 결합한 말.

 

젊은 사람치고는 점잖다.

서양 사람치고는 키가 작다.

장례식만은 시골치고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성대한 장례식이었다.김정한, 수라도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