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문제를 알면서 그냥 죽은 듯이 공부를 하고 일인의 영예를 위해 살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 우종원 열사(1962-1985)

들꽃 호아저씨 2022. 8. 30. 04:27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우종원 열사(1962-1985)

 

▲우종원 열사(1962-1985) :  1981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다. 서울대 운동권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던 열사는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에 연루되어 수배령이 내려진다. 이후 1985년 10월 11일 경부선 철로변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우종원 열사가 가족에게 남긴 글


  어머님, 형, 누나 아무리 내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소신을 가지고 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오늘 이 순간까지도 어려운 여건에서 아무런 불편함 없이 공부하도록 보살펴주신 어머니와 형, 누나들에게 죄송한 마음은 금할 길 없으며 입이 있어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손이 있어도 어떻게 써야 할지 염치가 없습니다. 가운 날씨에 왔다 갔다 하시는 어머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을 아무리 마음속에 간직한다 한들 여기에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저는 편안히 잘 지낸다고 말씀드리기에 너무나 송구스럽습니다. 모쪼록 지금 이 순간부터는 가장 중요한 것이 어머님께서 건강에 유의하시고, 못난 자식을 염려하지 마시고, 형, 누나들이 모두 화목한 생활을 해주었으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 중략 -- 대학을 졸업하고 출세를 해서 어머님을 복되게 해드리지 못하고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과정까지를 저도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만 남들보다 어려운 환경하에서 공부하는 처지이고 누구보다 형, 누나들의 사랑을 잘 알고 있었기에 혼자 울어도 보고 잠을 못 이룬 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알면서 그냥 죽은 듯이 공부를 하고 일인의 영예를 위해 살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들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말해도 지금은 별로 위안이 되지도 않을 것 같고, 앞으로 자주 연락을 드리면서 얘기하겠습니다. -- 중략 -- 형, 누나. 내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사회 정의를 위한다고 할지라도 형이나 누나로부터는 욕을 들을 만하다고 인정합니다. 동생 공부시키는라고 고생해가며 남들처럼 여유 있게 생활하지도 못한 채 나에게 쏟아준 사랑에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가장 염려스러운 것이 어머님 건강이니 나를 대신해서 내 몫까지 효도를 다해주기 바랍니다. 나는 운동 열심히 하고 혼자 조용히 책이나 읽고 마음을 정리하겠습니다. 12월 15일

 


출처 :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