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민주의 이름으로 우리 가슴에 영원히 살리라” : 김성수 열사(1968-1986)

들꽃 호아저씨 2022. 9. 22. 03:01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 김성수 열사(1968-1986)

 

김성수 열사(1968-1986)

 

1986년 2월 강릉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입학한 김성수 열사는 '철학인의 모임'과, 총학생회 연극부에 가입하여 활동하였다. 사회과학 세미나를 하고 정부 비판적인 연극에 참여하였다.  각종 집회·시위 등에 참여하면서 86년 시위 중 두 차례 연행되었다가 훈방된 일이 있었다.

86년 6월 18일 자취방으로 걸려온 전라도 말씨를 쓰는 정체불명의 사람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간 후 행방불명되었고, 그 후 3일 후인 6월 21일 부산 송도 앞바다 방파제 앞 수심 17m 지점에서  3개의 시멘트 덩어리를 달고 눕혀져 있던 채로 발견되었다. 

 

 

▲ 김성수 열사(1968-1986)

 

 

어머니 받아보세요. 제가 집을 떠나 생활한지도 오늘로 한 달 가까이 되는군요.

여기는 누나와 오손도손 재미있게 살고 있는 자취방이 아니랍니다.

오늘로 3일째 문무대 생활을 하게 됩니다. 문무대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시지요?

대학생 병영 훈련소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5박 6일간 군생활과 똑같은 환경 속에서 10시까지 죽도록 힘들게 훈련받고 6시에는 어김없이 일어나고 해야 합니다.

오늘은 유격훈련을 받았답니다.

아래는 천 길 낭떠러지인데 줄 하나에 매달려서 계곡을 건너고(비록 아래에 그물이 쳐져 있었지만)

허리까지 차는 물웅덩이에 빠지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어머니 아들은 거뜬합니다.

한 군데 아픈데 없이 씩씩하게 훈련을 해내고 있습니다.

또, 어쩌다가 42명이나 되는 소대를 인솔하는 소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긴 하지만 보람 있는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머니 할머니는 요즘 어떠세요. 할머니 건강이 항상 걱정돼요. 성은이는 잘하고 있지요?

형이 매일같이 생각하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엄마! 내가 엄마를 얼마나 생각하는 줄 잘 아시죠?

누나랑 같이 살 때는 잘 몰랐는데, 혼자 떨어져 사니까,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나는군요.

기왕에 쓰는 편지니까. 누나랑 어떻게 사는지 알려드릴게요.

누나 잘하는 거 아시죠? 반찬을 워낙 잘해줘서 살이 피둥피둥 찔 것 같아요.

이웃들도 좋고 해서 누나는 계속 있기로 마음먹었던데요.

저희들 사는 건 걱정 않으셔도 돼요. 어머니! 할머니, 성은이 모두 건강하게 있어요. 이만 줄일게요.

 

1대대 4중대 2소대 3 내무반에서 아들 성수가

 

 

-김성수 열사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 출처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