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유사(五月遺事) / 김사인 팔공년 봄 광주에서 일 당한 사람 중에는, 쩌그 장흥 무안 구례 곡성 같은 디서 유학 와 자취하던 중고등학생 대학 초년생들이 많았는데, 어째 그런가 허먼, 계엄령 터징게 놀란 가게들 다 문 닫고, 사방으로 교통은 다 막히고, 양석도 반찬도 다 떨어지고, 아는 사람은 읎고, 그러니 어찌항가, 효동국민학교 앞 같은 디 나가 밥솥에 불도 때며 '기동타격대 취사대'라고 옆댕이 완장도 차고 함시러 있으먼, 밥도 묵고 삼립 보름달빵도 묵고, 파고다빵은 목이 메어 못쓰고, 오란씨 킨사이다도 얻어묵고, 또 시민군들 피 모자르다 허먼 헌혈도 허고, 그렇게 있으먼 자취방보담 든든허고 맘도 뿌듯허고, 또 숨어 눈치만 보는 주인집에 얻어다 노나주기도 할 수 있고 하던 것이제. 학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