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진주 엄마입니다. 호아저씨가 호아저씨인 것처럼 저는 소녀라는 별명으로 불리지요. 은수와 진주는 초등 1부터 중1까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었습니다. 반은 이리저리 바뀌었지만 한 학년에 고작 두 반, 그것도 적은 수의 아이들이었습니다. 같은 학년 부모들은 종종 만나고, 모꼬지도 가고, 이런저런 소모임으로 소통할 기회가 많지만 저는 은수 엄마와는 사적으로 거의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저도 일한답시고 바빠서 학교 모임에 자주 못 갔지만, 은수 엄마도 저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호아저씨와는 좀 달랐습니다. 호아저씨는 한때 학교 도서관 사서였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셨기에 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의할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진주와 은수가 5~6학년 때 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