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 365 117

[암기 -299]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번, 19번, 26번, 7번, 28번 : 루돌프 부흐빈더 Ⅲ

"알려져 있다시피 헤겔도 음악에 대해 일가견이 있던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가사가 있는 종교음악에 관심이 컸으며, 특히 헨델의 음악을 그 모범으로 제시했던 철학자였다. 로시니의 오페라를 "사랑스럽고 민첩하다"고 호평했고 모차르트의 오페라에 대해서는 "절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린 적도 있다. 하지만 베버의 오페라에 대해서만큼은 상당히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데 나름대로 음악에 일가견을 자부했던 헤겔이 3월21일의 연주에 대해 좀 비아냥댔던 모양이다. 첼터는 연주회 뒤에 괴테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쓴다. "음악가들이 철학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철학자들도 음악에 대해 마찬가지인 것 같네. 아마 헤겔이 대학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모양인데,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네. 연주가..

암기 365 2022.11.11

[암기 -300]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번, 9번, 15번, 27번, 23번 : 루돌프 부흐빈더 Ⅱ

"바흐의 음악이 다시금 조명받으면서 독일 음악의 조종祖宗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은 적어도 그의 사후 8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에나 가능했다. 그 지점에서 빈번히 거론되는 인물이 작곡자이자 지휘자인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Bartholdy(1809-1847)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떠올릴 음악가가 있다. 바로 멘델스존의 스승이었던 카를 프리드리히 첼터Karl Friedrich Zelter(1758-1832)라는 인물이다. 그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활약해던 작곡가이자 지휘자, 음악 교육가였으며, 베를린을 근거지로 활약했던 북독일 악파의 중심인물이었다. 게다가 열렬한 바흐 신봉자였다. 멘델스존이 바흐를 배운 것은 바로 그에게서였다. ..

암기 365 2022.11.10

[암기 -301]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번, 10번, 13번, 4번, 14번 : 루돌프 부흐빈더Ⅰ

“청중의 감각은 언제나 보수적이다. 그래서 청중의 인기를 얻는 당대의 음악은 동시대성을 표방하면서도 언제나 과거에 머문다. 하지만 바흐의 음악은 과거를 이으면서도 미래를 지향했던 '온건한 전범'이었다. 결국 그는 '바흐 선생'으로서 같은 시대의 많은 연주자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을지언정 세속적 인기를 구가하지는 못했다. (...) 베토벤Ludwing van Beethoven(1770~1827)에 의해 이뤄진 교향곡의 변화는 환골탈태에 가까웠으며, 피아노 소나타에서 표출된 '근대적 자의식'도 과거에는 꿈꿀수 없었던 파격이었다. 반면에 바흐의 생애를 관통했던 교회적 음악은 서녘 하늘에 걸린 채 미미한 빛을 뿌리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마침내 19세기 초반에 이르렀을 때, '바흐'라는 존재는 음악 전문가들 사이..

암기 365 2022.11.09

[암기 -302]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0번, 31번, 32번 : 루돌프 부흐빈더 Ⅷ

"바흐 집안의 사내들은 그저 자기 그릇에 맞춰 살면서 가문의 성품을 이어갔다. 그들은 대개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거나 아이제나흐 궁정의 악사로 일하면서 소박한 음악가로 살았다. 바흐의 아버지인 요한 암브로지우스 바흐Johann Ambrosius Bach(1645~1695)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아이제나흐의 궁정악사 겸 시청 소속의 악사였다. 가문의 고지식한 성품은 그의 아들이었던 요한 제바스티안, 우리가 기억하는 바로 그 '위대한 바흐'에게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그런 내력을 이어받은 바흐는 새로운 형식이나 장르를 창안할 만치 모험심이 강한 예술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안주하지는 않았다. 앞선 세대의 작법과 기풍을 계승했던 것은 틀림없지만 그것을 단순히 동어반복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것이 바로 비슷비..

암기 365 2022.11.08

[암기 -303]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1번, 20번, 8번, 25번, 21번 : 루돌프 부흐빈더 Ⅶ

"매사에 조심스럽고 신중했던 바흐의 성품은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깨달음에서 비롯하는 측면이 크다. 신을 향해 늘 고개 숙였던 겸손함도 비슷한 연유로 해석할 수 있겠다. 막내아들이었던 바흐는 9살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잃었다. 쾨텐 궁정의 악장이었던 1720년, 그는 연주여행에서 돌아와 아내인 마리아 바르바라가 세상을 떠난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 이미 장례식마저 끝난 뒤였다. 바흐는 그녀와의 사이에서 낳았던 일곱 명의 아이들 가운데 세 명을 일찌감치 떠나보냈다. 게다가 두 번째 아내였던 안나 막달레나와 낳았던 열세 명의 아이들 가운데 일곱을 또 잃어야 했다. 그렇게 빈번한 사별은 바흐의 성품과 음악에 적잖이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가풍도 바흐의 성품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 가운데 하나다. ..

암기 365 2022.11.07

[암기 -30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8번, 14번, 10번, 23번 : 루돌프 부흐빈더 Ⅵ

"바흐와 헨델George Fredric Handel(1685-1759)은 음악사에서 이른바 '바로크'라고 일컫는 시대를 함께 살았다. 같은 해에 태어나 헨델이 9년을 더 살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성품과 생애는 판이하다. 헨델은 국제적 감각이 탁월했을 뿐 아니라 흥행사적 더듬이까지 갖췄던 화려한 개성의 소유자였다. 어떤 때는 침울하고 심술궂었지만, 또 다른 때는 환하고 따뜻한 미소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던 인물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바흐는 그런 헨델과 거의 정반대의 성품이었다고 보는 것일 옳겠다. 그는 헨델에 비해 고지식하고 완고했으며 현실 감각도 한참 떨어지는 쪽이었다. 바람의 기질보다는 한곳에 뿌리박은 나무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그래서 헨델이 영국 런던의 번화가에서 화려한 사륜마차를 타고..

암기 365 2022.11.06

[암기 -305] 피아노소나타 6번, 24번, 16번, 29번 : 루돌프 부흐빈더 Ⅴ

다들 아시겠지만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뭔가가 있다. 책 제목이『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이다. 이 책을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 죽기 전에 꼭 외워야 할 클래식 1001곡. 그런데 왜 1001곡일까. 열 곡이거나 일백 곡, 이백 곡...... 아무튼 노래는 외워야 제맛이다. 클래식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저러나 클래식 1001곡을 죽기 전에 외울 수 있을까? 외울 수 있다. 대중가요 외우는 일보다 훨씬 쉽다, 클래식에는 악보에 일정한 질서가, 즉 음악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중요한 건 지금 흐르는 저 노래에 당신 마음을 싣는 일이다. - 호아저씨 루돌프 부흐빈더Rudolf Buchbinder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영상 로그인만 하면 그냥 볼 수 있습니다 6 24 ..

암기 365 2022.11.05

[암기 -306]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5번, 12번, 22번, 17번, 18번 : 루돌프 부흐빈더 Ⅳ

"가령 내가 곤란에 빠진 친구를 만났다고 하세. 내 지갑은 그를 금방 도울 수는 없네. 그러나 내가 책상과 마주 앉기만 하면 되네. 그러면 그 친구는 금방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단 말이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 나의 예술은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바쳐져야 할 것이네. - 베토벤이 베겔러에게 쓴 편지에서" -『베토벤의 생애와 음악』(로맹 롤랑, 범우사, 2007초판, 2022) 루돌프 부흐빈더Rudolf Buchbinder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영상 로그인만 하면 그냥 볼 수 있습니다 5 12 22 17 18 https://meloman.ru/concert/rudolf-buhbinder-2018-11-13/ Рудольф Бухбиндер Рудольф Бухб..

암기 365 2022.11.04

[암기 -307]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번, 19번, 26번, 7번, 28번 : 루돌프 부흐빈더 Ⅲ

“사람들은 음악이 너무 애매모호하다고 불만을 터뜨립니다. 음악을 들으면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이지요. 반면 언어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게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온전한 담화뿐만 아니라 한두 마디 간단한 말도 그렇습니다. 언어는 제게 애매하고 모호하며 오해하기 쉽습니다. 이와 달리 진정한 음악은 수천수백 가지의 아름다운 사물을 마음으로 불어넣어 주니까 언어를 능가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제게 보여주는 사상은 너무 모호해서 말로 나오지 못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너무 명확해서 언어가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이러한 사상을 글로 표현하면 정확한 부분도 있겠지만, 동시에 모든 글에서 그것은 제대로 표현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맨델스존 -『문학의 선율..

암기 365 2022.11.03

[암기 -308]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번, 9번, 15번, 27번, 23번 : 루돌프 부흐빈더 Ⅱ

"음악은 다른 예술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강렬하게 감각을 때리고 점령할 수 있다 (···) 음악은 청각으로 다가와 설명할 수 없는 경로로 사람들의 환상과 감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감동의 힘은 순식간에 시의 언어적 감동을 뛰어넘는다"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위화, 푸른숲, 2019) 루돌프 부흐빈더Rudolf Buchbinder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영상 . 로그인만 하면 그냥 볼 수 있습니다 2 9 15 27 23 https://meloman.ru/concert/rudolf-buhbinder-2-154748339014/ Фестиваль искусств «Русская зима». Рудольф Бухбиндер Фестиваль искусств «Русская зима»..

암기 365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