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교대인이여 깨어나라” : 남태현 열사(1967-1989)

들꽃 호아저씨 2021. 10. 22. 04:59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조국의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교대인이여 깨어나라.”

 

- 남태현 열사(1967-1989)

 

▲ 남태현 열사(1967-1989) : 1989년 서울교대에서 벌어진 ‘학원 민주화 투쟁과 관련해 4월 7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조국의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교대인이여 깨어나라.’는 혈서로 쓴 유서를 남기고 분신, 운명했다.

 

 


눈물 대신 불꽃을 / 정세기


지금은 그대의 죽음 앞에 엎드려 눈물을 뿌릴 때가 아니다

 

아직도 이 땅에선 탐욕의 부리 세운 칙칙한 어둠이

 

등 쳐먹고 간 빼먹으며 피의 제단 위에 또다시 피를 부르는데

 

한송이 꽃 한 줄기 눈물로 그대를 어찌 추모할 수 있으랴


목마른 그리움으로 불러본들 대답없는 그대를 향해


지금은 헌사나 드릴 일이 아니다


그대 온몸 던져 사르려던 식민의 너울 독재의 장막


여전히 걷히지 않은 땅에서


백 줄의 미사여구, 촌철살인의 말인들 그대 죽음에 값할 수 있으랴


육신의 재로 남긴 그대의 불씨 해방의 함성으로 꽃피우는 날까지


깨어나라, 깨어나라던 그대의 목소리


그대의 숨결로 눈물대신 투쟁의 불꽃을 우리들의 몸과 마음에 지펴야 할 뿐


님이여


지금은 결코 그대 앞에 엎드려 눈물을 뿌릴 때가 아니다


눈물을 뿌릴 때가 아니다

 

 

 

▲ 남태현 열사(1967-1989)

 

 

내가 위대한 이상가인 냥 비치고 싶지는 않다. 왜곡되어 인식되어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절실함을 이 속에 존재하면서 현실을 외면한 채 내일만을 바라보며 살 수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 1989. 1. 18. 남태현 열사의 유고 일기 중에서

 

 

 

권인숙..

그 이름 감히 입에 담기도 송구스러운 일이다. 이 민족의 딸로서 독재와 살인정권에 대항하여 누구보다 앞장서서 싸우는 이름. 권인숙 진실로 진실로 사랑하며 자신을 노동자라 하며 스스로 모든 것을 떨쳐 버리고 현실 속에서 민중과 함께 호흡하는 장한 역사의 딸이다.

말로만 떠벌리는 위선 가득한 가식의 몸짓이 아닌 억압과 착취에 대항하는 이. 그 진실된 몸짓이 오늘 이 무력한 나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알량한 대학생 뺏지 하나에 스스로를 감추며 그 속에서 일체의 행동을 거부하고 단지 신문기사에 화풀이하는 녀석이. 오늘 진정한 대학생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다시금 커다란 울림을 얻는다.

진정한 행동 속에서 다시금 진실이 쏟아져 나옴을 알기에 이제 자그마한 짓을 하려 한다.

비록 이해타산의 그물 속에서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자책에서 헤어날 수는 없으나 3일 동안 좀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자세에서 단식을 하려 한다.

이런 말이 있었다. '인간의 가슴은 너무도 좁아 은을 채우기 위해서는 돌을 버려야 하며 금을 채우기 위해서는 은을 버려야 하고, 더 귀한 것을 가슴에 채우려면 금을 버려야 한다'는 말. 3일 동안 지금 내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으며 더 귀한 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으면 한다.


- 1989. 2. 8. 남태현 열사의 유고 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