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그들의 죽음은 지나간 추억이 아니다 / 김남주
그대가 끝내지 못한, 그것이 그대를 위대하게 하리라 - 괴테
눈이 내린다
하얀 눈이 내린다
눈 위에 눈이 내리고
눈 위에 눈이 내리고
발밑까지 발목까지 내리고
길가의 솔밭의 무덤가에 내리고
하염없이 내리고
그러나 그들의 죽음은
지나간 추억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은
부질없는 눈물이 아니다
그들은 오로지
굶주림의 한계를 알고 싶었을 뿐
그들은 오로지
어둠의 깊이를 보고 싶었을 뿐
결코 죽음으로 간 것은 아니다
결코 죽음으로 간 것은 아니다
그렇듯이 모든 것이 혁명도 그렇듯이
한 나무의 열매가
한 종자의 묻힘에서 비롯되듯이
그들의 죽음 또한
그들의 죽음 또한
한 나무의 열매를 위하여
하나의 씨앗이 되고자 했을 뿐
한 나무의 생명을 키워주는
재가 되고 거름이 되고자 했을 뿐
한 나무의 성장을 지속시켜주는
피가 되고 살이 되고자 했을 뿐
뿌리가 되고자 했을 뿐
그렇다
그들의 분신(焚身)은
존재로 향한 모험이었고
그들의 할복(割腹)은
칼로 깎아 세운 자유의 성채였다
경원 투사들에게
너희들은 내가 좋아하고 사랑한 만큼
내가 너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허지만 누구보다 앞장서 싸워온 나를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여기기에 내 죽은 이후 너희들에게
할 일을 부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시는 이 땅에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이 싸움이 너희들에 의하여 끝맺어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이율배반적 현실이 슬프기도 하다
열심히 공부해라! 못난 선배처럼 확고한 이론적
바탕을 이루지 못한 것을 철저히 비판해라.
짧은 생 미련은 없으나 너무나 아쉬운 것이 많다.
이루지 못한 일들 넘겨줄 수밖에 없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1985. 9. 1 송광영
- 송광영 열사 추모비 내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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