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 1번, 파르티타 1번, 소나타 2번, 파르티타 2번, 소나타 3번, 파르티타 3번 (BWV 1001~BWV 1006)
안탈 살라이Antal Zalai 바이올린
The Evangelical Church of Siófok, 17 October 2020
https://www.youtube.com/watch?v=A3vMzn5GAOg
오늘 우리는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
- 1980. 5.27 전남도청에서 윤상원
무덤 앞에서 / 김남주(1946-1994)
상원아 내가 왔다 남주가 왔다
상윤이도 같이 왔다 나와 나란히 두 손 모으고
네 앞에 네 무덤 앞에 서 있다
왜 이제 왔느냐고? 그래 그렇게 됐다
한 십 년 나도 너처럼 무덤처럼 캄캄한 곳에 있다 왔다
왜 맨주먹에 빈손으로 왔느냐고?
그래그래 내 손에는 꽃다발도 없고
네가 좋아하던 오징어발에 소주병도 없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아직
나는 오지 않았다 상원아
쓰러져 누운 오월 곁으로 네 곁으로
나는 그렇게는 올 수 없었다
승리와 패배의 절정에서 웃을 수 있었던
오 나의 자랑 상원아
나는 오지 않았다 그런 네 앞에 오월의 영웅 앞에
무릎을 꿇고 가슴에 십자가를 긋기 위하여
허리 굽혀 꽃다발이나 바치기 위하여
나는 네 주검 앞에 올 수가 없었다
그따위 짓은 네가 용납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왔다 상원아 맨주먹 빈손으로
네가 쓰러진 곳 자유의 최전선에서 바로 그곳에서
네가 두고 간 무기 바로 그 무기를 들고
네가 걸었던 길 바로 그 길을 나도 걷기 위해서 나는 왔다
그러니 다오 나에게 너의 희생 너의 용기를
그러니 다오 나에게 들불을 밝힐 밤의 노동자를
그러니 다오 나에게 민중에 대한 너의 한없는 애정을
압제에 대한 투쟁의 무기 그것을 나에게 다오
어떻게 살 것인가...
내가 이 조국을 위해서
무엇을 해낼 수 있을 것인지
침울한 밤을 새운 적도 있습니다
내년에 복학을 하면
어려운 현실과 싸울 작정입니다
-1974년 군복부 중 윤상원열사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