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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그대 우리 가슴에 남아” : 최우혁 열사(1966-1987)

들꽃 호아저씨 2021. 11. 8. 06:48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최우혁, 그의 또렷한 눈은,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던 우리들의 눈이다.

언제나 당당한 그의 얼굴은,

진리를 가슴에 품었던 우리 모두의 젊은 시절이다. 

 

-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84학번 동기들이 뜻을 모아

황인욱이 글을 짓고 인혜경이 쓰다 : 최우혁 열사 추모비에서

 

▲ 최우혁 열사(1966-1987) :  1984년 서울대 서양사학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을 하다 제적된 뒤 군 입대를 했으나 보안사 사찰 대상으로 낙인찍혀 가혹행위 등을 당했다. 198798일 부대 내의 쓰레기 소각장에서 분신한 상태로 의문의 죽음을 당하였다. 

 

 

그대 우리 가슴에 남아 / 최재인(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84학번)

 

 

어두웠던 시절 우리는

새벽하늘 닮은 희망을 품고 살았다

강제로 입혀진 퍼런 군복도, 시퍼런 죄수복도 

우리의 푸르디 푸른 희망만 돋보이게 할 뿐이었다

 

그때 너는 우리와 함께 있었다

거짓되어 살지 않겠다고 바로 잡겠다고

온 몸으로 부딪혔고 남김없이 불살랐다.

 

단단한 돌멩이에 깊이 새긴 글처럼

그대 우리 가슴에 살아

그 이름 떠올리면 가슴 후더워지기를

그리고 이 길 지나는 모든 이들이 오래 기억하기를

낡지 않은 열정으로 진실을 응시하는

너의 부릅뜬 눈과 식지 않는 분노를 달래주려 널 향해

강물되어 흘러간 네 어머니의 안타까운 눈물까지도

 

 

 

▲ 서울대학교 내에 있는 최우혁 열사 추모비

 

이 산하에

 

기나긴 밤이었거든

압제의 밤이었거든

우금치 마루에 흐르던

소리 없는 통곡 이어든

불타는 녹두 벌판에

새벽빛이 흔들린다 해도

굽이치는 저 강물 위에

아침햇살 춤춘다 해도

나는 눈부시지 않아라

 

기나긴 밤이었거든

죽음의 밤이었거든

저 삼월 하늘에 출렁이던

피에 물든 깃발 이어든

목멘 그 함성소리

고요히 어둠 깊이 잠들고

바람 부는 묘지 위에

취한 깃발만 나부껴

나는 노여워 우노라

 

폭정의 폭정의 세월

참혹한 세월에

살아 이 한 몸 썩어져

이 붉은 산하에

살아 해방의 횃불 아래

벌거숭이 산하에

 

기나긴 밤이었거든

투쟁의 밤이었거든

북만주 벌판에 울리던

거역의 밤이었거든

아아 모진 세월 모진 눈보라가

몰아친다 해도

붉은 이 산하에

이 한목숨 묻힌다 해도

나는 쓰러지지 않아라

 

폭정의 폭정의 세월

참혹한 세월에

살아 이 한 몸 썩어져

이 붉은 산하에

살아 해방의 횃불 아래

벌거숭이 산하에

 

 

* ‘이 산하에’는 최우혁 열사가 대학시절 즐겨 불렀던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