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이럴려고/이러려고, 그럴려고/그러려고, 저럴려고/저러려고

들꽃 호아저씨 2022. 5. 7. 12:24

 

 

[우리말 바루기] 내가 이러려고 공부를 했나

 

최순실 사태로 대국민사과에 나선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실로 참담했다. 변명과 꼬리 자르기에 불과한 진정성 없는 사과였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자괴감이 들어라는 신세 한탄 조의 발언에 분노한 국민은 패러디로 화답하며 허탈함을 달래고 있다.

 

이 패러디 열풍에 동참하려는 순간 내가 이러려고 공부를 했나 자괴감이 든다는 사람도 있다. 아무래도 이럴려고가 맞는 표현 같아서다. “단번에 바다를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문장의 만들려고를 떠올려 보면 의심은 확신으로 변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만들려고이러려고를 각각 사용해야 한다.

 

어떤 행동을 할 의도나 욕망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나는 어미 ‘-려고는 받침 없는 동사 어간과 받침인 동사 어간 뒤에 쓰인다. ‘이러다는 동사 이리하다의 준말이므로 어간 이러-’에 어미 ‘-려고가 결합하면 이러려고가 된다. ‘이럴려고는 잘못된 표현이다. ‘그럴려고’ ‘저럴려고도 마찬가지로 그러려고’ ‘저러려고로 표현하는 것이 바르다.

 

어미를 ‘-ㄹ려고로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만들려고때문이다. ‘만들려고만들다의 어간 만들-’‘-려고가 붙은 형태다. 어간이 받침으로 끝난 것이지 ‘-ㄹ려고라는 어미가 붙은 게 아니다. ‘알려고’ ‘팔려고등도 같은 예다. ‘-ㄹ려고란 어미는 없다.

 

을 제외한 받침 있는 동사 어간 뒤에는 ‘-으려고가 온다. 이 역시 ‘-을려고로 쓰면 안 된다. “왜 엉뚱한 곳에서 정답을 찾을려고 하나에서 찾을려고찾으려고(-+-으려고)’로 고쳐야 한다.

 

이은희 기자 http://eunhee@joongang.co.kr